통권 제14호 우리동네 노인일자리

스마트폰 좀 쓴다면? 보행로 정보수집 전문가!

인터뷰: 은평시니어클럽 송가영 선임,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윤용기 어르신
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홍보기획부 원신원 차장
#스마트폰 #보행로정보수집전문가 #사회서비스형
보행로 정보수집 전문가사업(사회서비스형) 보행로 정보수집 교육을 이수한 시니어 인력(60세 이상)이 건물, 장애물 정보 등을 수집하여 보행로 공공데이터 정보 구축에 기여, 보행약자의 이동권 향상 지원
다가오는 2025년, 이르면 올해 말 우리나라 인구 다섯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세계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국가가 되어, 바야흐로 노인인구 천만시대이다.
더욱이 올해는 노인일자리사업이 시행된지 20주년이 되는 해로서 기존에 많이 시행되고 있는 노인일자리(지역사회 환경개선, 노노케어)뿐만 아니라 고령인구의 다양한 경험 및 욕구에 맞춘 노인일자리의 변화도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중 스마트폰을 활용해 보행약자의 이동권 향상 등 정밀 보행지도 구축을 지원하는 노인일자리사업(사회서비스형)이 있다. 본 사업은 2021년도에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노인일자리 아이디어 공모를 추진하여 기업에서 제안·발굴해낸 아이템으로, 이 아이템을 눈여겨본 서울지역본부에서 서울(강서, 성북, 은평, 중랑) 및 제주 지역에 시범사업으로 추진하였다. 총 56명이 참여하였고 당해 약 12만 9천 건의 정보를 수집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시범사업 이후 보행로 정보 수집 전문가 사업은 현재 7개 시도 500여 명의 참여자가 활동하고 있는 사업으로, 앞으로도 전국적 확대 수요가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이 사업을 추진하는 송가영 은평시니어클럽 담당자와 윤용기 참여자를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인 강서50+센터에서 취재차 만났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수행기관과 참여자 간 인터뷰 방식으로 지면에 담아보았다.
Q. 다양한 노인일자리 중 이 사업단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송가영 23년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서울지역본부에서 시범사업을 제안하셨고, 저희 기관에서도 거리나 건물의 출입구 형태, 계단 높낮이 등 보행지도 구축을 하면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물론 요즘은 스마트폰을 잘 쓰시는 어르신들도 많아지기도 했고요.
Q. 아직 이러한 사업을 모르지만 향후 사업 추진할 수행기관들에게 운영 노하우를 소개해 주세요.
송가영 저희 기관은 총 10분이 2인 1조를 이루어 사시는 지역 인근 지하철역을 활동범위로 정해 참여 중이신데요. 혹시 모를 안전사고 등을 위해 가급적 2인 1조로 활동하게끔 조를 짰습니다. 참여자 선발은 노인일자리 지침에 맞춰 선발을 하되, 사업특성을 고려하여 스마트폰 앱 활용이 가능하신 분들로 선발하여야 합니다.
물론 선발 후 어플리케이션 사용 교육을 실시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용을 잘 하시는 분들로 선발해야 사업이 원활히 운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업도 참여자 선발 후 노인일자리사업 운영안내의 전반적인 틀에 맞춰 운영을 해야 하는데요. 직무교육을 하고, 건물정보, 보행정보 등을 입력하기 위한 로드스캐너란 앱 사용법,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면 현장에 나가실 준비가 일차적으로 되신 거죠.
Q. 기관들이 처음 추진하려면 참여자 모집 후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좀 막막할 것도 같은데요.
송가영 23년도 시범사업 참여시 제공된 직무매뉴얼이 있었고, 해당 앱을 개발한 기업에서 교육자료도 제공하니까 필요 내용만 발췌해서 보면 괜찮거든요. 출입문도 여닫이인지, 자동문인지 등 다양한 정보 데이터도 어떻게 분류하는지 알려주고, 건물 내 화장실 정보 등도 어떻게 입력하고 수정하는지도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활용이 편리합니다.
Q. 여러 노인일자리가 있는데 어떻게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윤용기지난 해 스마트폰 앱을 보다가 5060 우대 일자리 찾기란 정보를 보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Q. 고령자는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노인일자리 참여 전 어떠한 일들을 하셨나요?
윤용기 퇴직 후 코로나19 전에 중국에서 물건을 사와 국내에서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해보고, 그러면서 CS 관리도 하면서 휴대폰을 더 잘 다룰 수 있게 됐어요.
Q. 보행로 정보 수집은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윤용기 올해 2월부터 월~금요일마다 아침 9~12시 3시간 동안 일하는데요. 휴대폰에 로드스캐너 앱을 이용하여 도보로 건물이나 보행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주된 활동 내용입니다.
Q. 일하시면서 어려움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윤용기 여기 서울은 주차장소가 많이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보행 정보 수집 시 주차단속원으로 오해해서 불만도 표출하는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또 날씨가 춥고, 덥고 이런 어려움 외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Q. 앞으로 참여를 희망하시는 다른 분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윤용기 수집한 정보를 지체장애인 등 활용할 사람들을 생각해서 침착하고 정교한 앱 사용이 중요합니다. 출입문은 미닫이문인지, 미는 문인지, 또 계단은 턱이 어느 정도 있는지 파악해서 입력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사진 촬영도 사진이 과장되지 않게 찍힐 수 있도록 해야 하죠.
Q. 노인일자리 참여를 하면서 어떤 점이 좋으실까요? 가족 등 주변 반응이 궁금합니다.
윤용기 아무래도 연금 외 소득이 생기니까 좀더 나은 문화생활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고요. 노인일자리 수입이 있으니 아내한테 용돈을 안 받아도 되잖아요. 집사람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부러워하고 많이 축하해줬습니다.
Q. 사업담당자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송가영 어르신들이 근무하실 때 건물 보행로 정보를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다니시니까 건물 내 관계자들이 나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왜 남의 건물을 찍고 다니냐 하면서 경계의 시선으로 물어보는데요. 그럴 때면 참여자분들이 사업 취지나 설명을 드리면서 촬영해도 되는지 양해를 구하면 대부분 이해하시고 좋은 일 하신다고 흔쾌히 찍으라고 허용합니다. 앞으로도 보행로 정보수집 전문가 사업이 많이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협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보행로 정보 수집 사업 참여자들이 갖춰야 하는 자세처럼 차분하고 담담하게 대답해주셨던 윤영기 참여자께 노인일자리사업이 참여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여쭤보았다. 윤 어르신은 “수복강녕”이라고 말한다. 노인일자리 참여로 건강하고 오래 살면서 복도 누리고 평안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이신다.
참여자가 언급한 수복강녕, 즉 개인적인 만족뿐만 아니라 본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을 주는 삶의 보람도 더해져 만족도가 한층 높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다른 노인일자리사업 중에서도 지역 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봉사하는 성격의 활동들이 많이 있다.
이중 보행로 정보 수집 전문가 사업은 보행약자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봉사의 의미가 있으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서 걸으며 정보수집 등 건강도 덤으로 챙길 수 있다. 다른 거창한 장비 없이 본인 휴대폰 하나만으로도.
“누구나 몸이 불편해질 수 있고, 그때 이러한 보행지도가 꼭 필요할 겁니다.”
점차 고령사회가 심화되면서 누구나 장애를 갖게 될 수 있고 휠체어를 다리로써 이용하게 될 수도 있다. 그때 그동안 노인일자리로 구축한 보행지도 네비게이션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원활히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좀더 정확한 자료를 알아보고자 윤 참여자가 정보 수집할 때 쓰신다는 로드스캐너란 앱을 설치해보았다. 이 앱을 통해 일반인도 자원봉사로 참여도 가능한데, 앱 설정시 전동 또는 수동 휠체어, 일반보행자 등 보행상태, 소속코드 등 설정할 수 있었다.
오늘은 ◌◌건의 정보를 수집했어요!
윤용기 참여자가 보여주셨던 휴대폰 앱 홈 화면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동안 수집된 건물이나 보행로 정보가 총 몇 건인지 수집 수치를 볼 수 있는데, 활동할 때마다 차곡차곡 쌓이는 데이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뿌듯하고 성취감도 드신다고.
시대가 변하고 노인일자리에도 변화가 왔다
아직도 특정장소에서 가야 일할 수 있는 노인일자리가 대다수이겠지만 이렇게 자유로이 휴대폰만 가지고도 활동할 수 있는 점을 볼 때 바뀐 시대상, 즉 어디서든 노트북이나 휴대폰으로 일할 수 있는 점이 노인일자리에도 접목되었다는 점이 신선했다.
“이 기능 아세요? 이건 이렇게 쓰는 거에요.”
기사 취재 전에 윤 참여자가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도 모르던 스마트폰의 기능도 알려주시던 모습에서 나이가 많아도 관심이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것, 살아있는 동안 계속 배워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동기나 청년기 등 특정시기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고령자들도 평생학습을 통해 지적인 활동과 사회화를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면,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의 감소를 예방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새 학기, 새로운 출발이 기대되고 설레는 요즈음이다. 한파가 물러가고 본격적으로 노인일자리사업도 출발하는 이때 전국의 노인일자리 참여자분들도 더욱 건강하게 활동하시길 바라본다.
참고문헌
• 김수린 외(2020). 「신노년세대를 위한 노인일자리사업 개편방안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통계청 : 장래인구추계 2022-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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