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21호 우리동네 노인일자리

서로 성장하는 특별한 시간, ‘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인터뷰: 서울강서시니어클럽 백승연 사회복지사, 이병익 참여자, 황명란 참여자
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홍보기획부 원신원 차장
사진: 홍보기획부, 서울강서시니어클럽
#서울강서시니어클럽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직업 재활시설 장애인 서포트, 직업훈련 장애인 대상 안전한 직업적응 보조, 직업재활시설 시설 업무보조 등 장애인 직업훈련 시 노인일자리 참여자와 장애인을 연계하여 직업훈련에 안전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인일자리
‘현직에 있을 때는 장애 아동에게 충분히 다가가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노인일자리를 통해 장애인을 바라보는 이해의 폭도 넓어졌어요.”
“일상에 여러 걱정과 생각이 많아 어지러울 때 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노인역량활용-강서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참여자들의 목소리이다. 그동안 ‘우리동네 노인일자리’는 주로 새롭게 추진되는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해 알아보았으나, 이번 호에서는 기획주제인 ‘세대 간 상생’이라는 주제를 참고하여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면서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노인일자리를 찾아보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사업단이다. 이 사업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2023년도에 실시한 2024년 신규 노인일자리 아이템 개발을 위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사업 아이템으로 2024년도에 시범사업 실시 후 올해 전국 8개 시도, 300여 명이 10개월간 활동하였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장애인 서비스 지원사업으로 장애인돌봄서포터즈*, 발달장애인 활동매니저** 등이 전국적으로 5천 명 이상 참여하고 있는데, 이 중 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인가? 여기서 말하는 장애인은 어떠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인가?
장애인고용법 기준 ‘장애인’이란 신체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장기간에 걸쳐 직업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하며, 장애인 대상으로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장애인 훈련생들의 직업적응훈련 여건을 개선하고, 시설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한몫을 하는 일자리인 강서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담당자와 참여자를 서울강서시니어클럽 인근 스튜디오에서 만나보았다. 독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수행기관과 참여자 대상 인터뷰 방식으로 지면에 담아본다.
장애인돌봄서포터즈*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장애인재활시설 장애인 돌봄 업무를 지원하여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향상하고 사회재활교사(사회복지사) 업무환경을 개선
발달장애인 활동매니저** 역량있는 시니어를 발달장애인 활동매니저로 양성하여 취약계층 돌봄 및 안전성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 지원, 이동 안전 지원의 업무 수행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이란 장애인의 직업지도, 직업적응훈련, 직업능력개발훈련, 취업알선, 취업, 취업 후 적응지도 등에 대하여 이 법에서 정하는 조치를 강구하여 장애인이 직업생활을 통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함
왼쪽부터 백승연 사회복지사, 황명란 참여자, 이병익 참여자
Q. 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사업단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 백승연 사회복지사 서울강서시니어클럽은 2019년 설립 이후 노인일자리사업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노인일자리사업을 추진해 온 가운데, 특히 강서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는 2024년 시범사업 수행기관 모집 공모 참여 및 선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사업입니다.
Q. 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계신가요?
• 백승연 사회복지사 올해 총 32명이 참여하셨는데요. 남성 10명, 여성 22명 이렇게요. 구성원분들은 노인일자리 참여 전 초등학교 교장, 교원, 요양보호사 및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직업들을 가지셨고요.
Q. 참여자들은 근무처에서 주로 어떤 일들을 얼마나 하고 계시나요?
• 백승연 사회복지사 올 2월부터 10개월간 운영되어 현재는 운영 종료 상태인데요. 참여자들은 본인의 근무지(수요처)로 파견되어 하루 3시간, 주 5회씩 근무했습니다. 총 6개 직업재활시설과 협업하여 운영했는데 참여자들은 직업훈련 장애인들과 함께하며 장애인 서포트 및 현장 업무지원 활동들을 했습니다.
• 이병익 참여자 담당자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직업재활시설에서 직업훈련을 받는 장애인 훈련생 대상으로 볼펜 등 사무용품 소포장 및 스티커 부착 등 반복 업무를 지원했어요. 전 매일 오전 중 3시간씩 일했고요.
• 황명란 참여자 저도 같은 업무를 일일 3시간(13~ 16시)씩 근무했었습니다.
활동 모습: 장애인 훈련생과 함께 사무용품 포장 등
Q. 노인일자리가 무척 다양한데 어떤 계기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 황명란 참여자 아무래도 생활비와 용돈 마련을 위해 참여했어요. 퇴직 전 은행원으로 20년을 근무하고, 이후 학원도 20년간 운영했습니다. 55세 이후에는 보육교사, 노인시설 요양보호사, 장애인 보호시설 등 근무경험도 있고요.
• 이병익 참여자 저는 38년 6개월 동안 교사·교감·교장을 거치며 아동 학습지도 중심으로 근무했어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었고요. 때마침 강서구청의 홍보를 보게 되어 이 사업이라면 제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살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이 사업을 담당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 좋았던 점 등이 궁금합니다.
• 백승연 사회복지사 저는 참여자들이 현장에서 즐겁게 근무하며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실 때 특히 보람 있었습니다. 스스로 맡은 역할을 해내며 그분들의 뿌듯해하는 표정을 볼 때마다 사업 의미를 다시 확인하게 되었고요. 참여자들의 성장과 변화가 직접적으로 체감도 됐고요.
또 금년도 사업 담당자가 변경되어 참여자들께서 불안하거나 헷갈리실 수 있으셨을 텐데 담당자인 저를 믿고 따라주신 점이 좋았고 기뻤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관계도 깊어졌고, 근무 현장 방문 시 안정감 있게 업무를 수행하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의미도 더욱 있었습니다.
• 황명란 참여자 장애인 훈련생들이 어려운 부분을 도움 요청할 때, 내가 그 일을 해결해 주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일상의 여러 걱정과 생각이 많을 때도 작업장에서 즐겁게 함께 일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즐거운 에너지도 얻어서 더 좋았고요.
• 이병익 참여자 저는 장애인 훈련생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저를 인정해 줄 때 보람 있었고,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며 함께 어울려 활동하는 모습에서 큰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Q.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 이병익 참여자 참여 전보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우리 사회 곳곳에 장애인 관련 시설이 많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이러한 시설과 활동들을 더 널리 알리고 홍보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 황명란 참여자 저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어요. ‘일을 잘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일반인보다 끈기도 있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두 분에게 노인일자리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나에게 노인일자리는 ‘코스모스’라 할 수 있어요.”
황명란 참여자는 노인일자리는 코스모스 꽃이라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코스모스꽃은 청순가련해 보이고 크진 않지만 누구에게나 작은 행복을 전해주는 존재라 생각된다고. 노인일자리도 그런 의미의 ‘작지만 따뜻한 선물 같은 활동’같다고 말이다.
“나에게 노인일자리는 ‘제2의 직장이자 천직’입니다.”
이병익 참여자에게 노인일자리는 제2의 직장이자 천직이라고 하셨다.
Q. 참여하시면서, 사업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을 텐데요.
• 이병익 참여자 장애인 훈련생들이 남녀노소 다양하고 개별적인 특성이 있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장애인을 바라보는 이해의 폭이 넓어졌고, 차차 서로 간의 거리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느끼게 됐어요.
• 황명란 참여자 신체적으로 팔·다리를 많이 쓰다 보니 육체적 피로감은 있었지만, 즐겁게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극복됐습니다.
• 백승연 사회복지사 비교적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만, 수요처 만족도가 높아 기존 인원 외에 추가 인원 배정을 희망하셨는데 예산 등 사유로 추가 배정이 어려웠던 점이 가장 죄송하고 아쉬웠어요.
Q. 향후 사업을 추진할 기관들에게 운영 노하우를 알려 주신다면요.
• 백승연 사회복지사 본 사업은 지역 내 직업재활시설들을 주요 수요처로 삼아 참여자의 업무 범위는 큰 틀에서는 유사하지만, 각 수요처마다 고유한 환경과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현장 근무지 파악이 중요합니다. 전반적으로 수요처들은 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다음 연도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희망하고 계셔서 2026년 배정 인원은 금년도보다 10명 정도 확대하여 운영할 예정입니다.
Q. 기관에 다양한 노인일자리사업이 많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에 적합한 분들은 어떤 특성이 필요할까요?
• 백승연 사회복지사 저희 시니어클럽에서 올해 노인공익활동 7개 사업단, 노인역량활용 8개 사업단, 공동체 사업단 13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본 사업단은 강서구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사업입니다. 강서구는 등록장애인 수가 약 2만 8천 명으로 서울 자치구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직업재활시설 내에서 장애인의 원활한 직업 적응과 지속적인 근무를 지원하는 현장의 수요가 높습니다. 직업재활시설에서 직업훈련장애인과 함께 근무하며 지원하는 형태이므로,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존중의 태도를 갖추신 분들이 특히 적합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유연하게 도움 드릴 수 있는 분들이 본 사업에 잘 맞으리라 생각됩니다.
• 이병익 참여자 제가 생각할 때는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할 수 있으며, 이해심이 넓은 분들이 이 사업에 잘 맞으실 것 같아요.
• 황명란 참여자 저는 동적인 분들보다 정적이고 차분한 성향이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업무가 반복적이다 보니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성향보다는 주어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에게 적합할 것 같고요.
장애인직업적응서포터즈 활동모습
Q. 노인일자리와 더불어 일상의 루틴이 궁금합니다.
• 이병익 참여자 노인일자리 참여 외에도 함께 근무하는 참여자들과 모임도 갖고 교류하면서 주중을 보냅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도 보내고 종종 동창회 모임도 참석하면서 활발하게 생활하려 합니다.
• 황명란 참여자 오전에 자유 운동도 하고, 오후에 노인일자리도 하면서 보내고요. 주말에는 가사 활동도 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면서 종교 활동도 합니다.
Q. 노인일자리 참여하면서 어떤 점이 좋으셨나요? 가족 등 주변 반응이 궁금합니다.
• 이병익 참여자 현직에서 근무하던 시절, 장애 아동에게 충분히 다가가 도움을 주지 못했던 점을 떠올리면서 나의 교직 생활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족에게도 떳떳하게 현재 활동을 자랑할 수 있고, 주변 동료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되고 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 황명란 참여자 처음 참여했을 때 ‘반복적인 포장 업무만 하는 곳’이라 생각했고, 신체적 피로감도 있었지만, 장애인 훈련생들의 순수한 행동과 웃음에서 큰 감동을 받았어요. 그 웃음에 생각지 못한 감동이 있었는데요. 그들의 웃음소리에 힐링 받는 순간이 쌓이면서 10개월을 열심히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내면의 뿌듯함과 보람도 생겼고요.
Q. 앞으로 이 사업 외에 참여하고 싶으신 다른 노인일자리가 있으신가요?
• 이병익 참여자 저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이 사업에서 전직 경험을 살려 다시 참여하고 싶습니다.
• 황명란 참여자 시니어클럽에 행정서포터즈, 문화서포터즈 등이 있는데요. 제 성향에 잘 맞고 이전 경력들을 활용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Q. 노인일자리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 백승연 사회복지사 노인일자리는 60세 넘은 어르신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서 시니어분들을 기다리는 일자리들이 많으니, 너무 주저하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참여해 즐거운 노후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 이병익 참여자 저도 용기를 내어 노인일자리에 참여해 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직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봉사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며, 건강에도 매우 좋은 활동이니까요.
• 황명란 참여자 노인일자리에 관심 있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이 있는 노인들에게는 젊은 세대가 가질 수 없는 ‘경험’이라는 훌륭한 자산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험은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에게만 자연스럽게 쌓이는 대체 불가능한 기술이며, 어떤 일에서도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시니어들이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서울강서시니어클럽은 현재 28개 사업단, 2,300여 명의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매년 고령화율이 높아지면서 하나의 수행기관이 추진해야 하는 사업량도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로 지역의 상황에 맞춰 노인일자리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병익 참여자와 황명란 참여자가 말한 것처럼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장애인 직업훈련생들에게 도움 주는 것을 넘어 참여자들도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퇴직 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시간인 것이다.
바야흐로 2026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를 모집하는 기간이 다가온다. 2026년 전국 115만여 명 목표로 추진되는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이 내년에도 세상에 도움을 주며 따뜻한 성장의 시간으로 채워나가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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