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단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7년 서천군에서 시니어클럽을 만들고 입사해서 관장님과 시장형 사업단을 고민하면서 서천군 특산품을 활용하고, 어르신들의 솜씨와 체력에 맞는 노동 강도의 시장형 사업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역특산품 중, 김을 활용한 조미김, 구이김 등은 대형생산업체가 산재해 있어 경쟁력이 낮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어 옛 어르신들이 부각을 많이 만들어 드시던 점에 착안하여 김부각 사업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 찹쌀 등의 원재료를 지역에서 바로 수급할 수 있고, 손주들에게 만들어 주듯 정성들여 수제로 만든다는 장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서천김의 원산지를 강조하고, 1년 가까이 레시피를 연구하여, 반찬이 아닌 간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바삭하고 고소한 서천김부각”이라는 제품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사업단 및 생산품을 소개해 주세요.
서천김부각은 서천김에 정미소에서 바로 도정한 찹쌀로 만든 풀을 발라서 18시간 건조, 저온 숙성 과정을 거쳐 튀겨내어 바삭하고 고소하게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70여 평의 쾌적하고 청결한 작업공간에서 만들어졌고, 김의 주산지인 서천의 김과 정미소에서 바로 도정한 찹쌀 등 국내산 재료만을 이용한다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이 한 장 한 장 찹쌀풀을 발라 정성스럽게 생산하여 농협하나로마트와 지역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으며, 네이버스토어 ‘시니어곡간’이라는 쇼핑몰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서천부각사업단은 현재 24명의 어르신이 월평균 30시간 정도 근무하고 계시며, 급여는 27만 원에서 35만 원 정도를 받고 있습니다. 서천부각사업단은 지역의 특산품 홍보와 어르신들의 여가 활용 및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사업단 운영 노하우,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서천부각”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어르신들이 만들어 제품의 퀄리티가 별로일 것 같다는 주위의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제품의 질은 물론 포장지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성장지원센터의 디자인 컨설팅을 받고 포장지 및 선물용 박스 제작까지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사업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부각은 일반적인 고객층도 많지만, 특히 설과 추석 명절에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아 명절 전에는 일반 직원들까지 작업에 참여해야 겨우 물량을 맞출 수 있습니다. 제품의 홍보를 위해 지역 생산품 홍보 행사 및 지역축제에 홍보, 판매 부스를 설치하여 판매하였습니다.
또한 대전MBC 주최 농산물대축제, 2019년 노인일자리주간 행사 홍보부스 운영 등으로 서천김부각을 홍보하는 데 노력하였습니다. 지금은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시니어곡간’ 온라인판매로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는 사업 중단이 반복되면서 매출 하락 및 어르신들의 수익에도 영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유관기관과 협업해서 추석 명절 꾸러미선물 세트를 별도로 추가하여 제품의 생산량이 늘어 어르신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담당자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78세에 참여하셔서 지금은 80세를 훌쩍 넘기신 사업단 창단멤버인 한 어르신은 배우자분과 사별하시고 자녀분들은 모두 외지에 나가 홀로 사시면서, 옆집 친구분 댁에 마실 가는 것이 낙이었습니다. 친구분의 권유로 신청서를 내셨고, 두 분이 같이 참여하셔서 ‘서천부각’에 근무하시게 된 지 5년이 넘어가십니다. 어르신께서는 많은 급여는 아니지만, 김부각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친구 동생들과 만나 대화하고, 완성된 제품을 누군가가 구매해서 맛있게 먹는다는 즐거움에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있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한다는 기쁨으로 부각이 많이 팔려서 매일 나왔으면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제가 타 기관에서 노인일자리사업 중 공익형만 담당하다가 시니어클럽에 입사 후, 중간관리자로서 ‘서천부각’을 처음 런칭할 때 레시피 개발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어르신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고의 노인복지는 일자리 창출이고, 고령사회 대안은 노인 인력의 활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량화된 노인일자리 효과도 중요하지만, 고령사회 문제인 빈곤율, 고독사, 고립화 등의 해결을 위한 일자리 개발과 인식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사회구성원으로 소외되지 않고, 노익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사업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김혜은
서천시니어클럽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