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04년 처음 시작된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하, 노인일자리사업)은 그동안 정책환경변화에 대응하여 변화를 거듭해왔다. 2004년 3만여 개로 시작된 사업량은 2023년 90만 개를 넘어섰고, 당초 공익활동과 시장형사업단, 취업알선형의 3개 유형으로 시작되었으나 시니어인턴십, 고령자친화기업 등의 취창업형 일자리를 확장하고 최근에는 사회서비스형,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등의 지역사회 공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자리 유형이 추가되었다. 급속한 인구고령화의 진행과 길어진 노년기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사회적 욕구 증가, 그리고 노인세대 내 특성 다양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최근 10년 노인일자리를 둘러싼 가장 큰 정책환경변화로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노동시장 은퇴와 노인세대 진입에 따른 노인세대의 특성 다변화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 등 공적노후소득보장체계가 미흡한 상황에서 인구 거대 집단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고, 이들이 노년기로 진입함에 따라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사회정책적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기존 노인세대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 노인세대의 욕구와 특성에 주목하면서 정책 변화를 거듭해왔다. 향후 저출생과 맞물려 인구고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단기간에 공적노후소득보장체계의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의 확충은 앞으로도 몇 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사업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고에서는 그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의 특성 변화와 일에 대한 인식 변화, 그리고 경제활동상태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참여자에게 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노인일자리 실태조사 개요 및 추진 현황
본고에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노인의 특성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조사한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하였다.
노인일자리사업 실태조사는 참여노인을 대상으로 참여 실태 및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2007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되었다. 동 실태조사는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생활 현황과 변화 추이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며, 동일한 대상자에게 조사되는 패널 데이터는 아니지만 횡단데이터의 성격으로 노인일자리 참여노인의 시계열적인 정보가 담보되는 분석 항목을 담고 있어 거시적인 관점에서 참여자의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여기서는 노인일자리사업 실태조사가 체계성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수행된 시점인 2016년 조사결과와 2019년, 2022년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참여노인의 특성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2019년에는 신규 도입된 ‘사회서비스형’ 참여자를 포함하고 있어 신규 사업 도입 전과 후의 참여자 특성 변화 추이를 검토해볼 수 있다.
참여노인의 특성변화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분석으로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가구형태 등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고, 참여노인의 경제적 특성 변화로 노후준비현황과 가구소득 변화를 검토하였다. 이어서, 일에 대한 욕구와 인식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 정도를 검토하였다.
〈표1〉 노인일자리사업 실태조사(참여자조사) 개요 (2007~2022년)
주: 각 연도별 ‘노인실태조사’ 및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기초하여 정리하였음.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변화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 참여노인의 40% 정도가 시(대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여성 비중이 높다는 시계열적 특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별 구성비는 60~64세 고령층 비중이 증가한 한편, 70~74세 비중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60~64세 고령층 비중 증가와 관련해서는 2022년부터 60~64세 참여율이 높은 시니어인턴십, 고령자친화기업 참여자가 새롭게 조사대상에 포함되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육수준에 있어서는 초졸 비중이 40%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고졸이상(고졸+초대졸 이상) 학력자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신노년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대구성에 있어서는 ‘자녀동거’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노인부부’ 구성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표2〉 노인일자리 참여자 일반적 특성 변화(2016, 2019, 2022)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노후준비 현황 및 경제활동 상태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노후준비 현황과 노후생활에 대한 충족수준을 살펴보았다. 시계열적으로 여전히 노후준비가 되지 않은 비중이 높게 나타나지만, 노후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노인의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노후준비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 주관적인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충분하다고 인식하는 비중은 20% 미만으로 나타나 대부분은 노후생활에 경제적 불안감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1〉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노후준비 현황 및 충분도
참고: 1) 가중치를 부여함.
2) 2022년 조사에는 노후생활 충분성에 해당하는 동일항목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시하지 않음.
노후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참여자에 한하여 어떻게 노후준비를 하였는지 살펴본 결과,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으로 노후준비를 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예금 등 저축성 보험에 있어서는 2016년 61.1%에서 2019년 56.7%, 2022년에는 28.5%까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참여자의 특성별로 노후준비여부를 살펴본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비중이 증가하고, 학력이 높아질수록 노후준비가 되어 있는 비중이 증가하는 특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노후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크게 증가한 반면 여성의 경우는 남성에 비해 증가폭이 크지 않으며 노후준비에 대한 성별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사업유형별로 공익활동 참여자 대비 취업알선형, 시장형사업단, 민간형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경우 노후준비가 되어 있다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가구특성에 따라서는 독거노인이 가장 노후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노인부부와 자녀와 동거하는 가구의 경우 노후준비가 되어 있는 비중이 높은 특징이 계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 1) 각 연도별 가중치를 부여함.
2) 노후생활비 마련 여부에 대해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을 의미함.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경제적 수준을 나타내는 월평균 가구소득을 살펴보면, 2016년 대비 2019년 참여자의 가구소득이 약 7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소득항목별로는 사업 및 근로소득이 가장 높고, 공적연금, 사적이전소득 순으로 높은 시계열적 특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는 60~64세 고령세대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가장 높고, 80세 이상 후기 노인세대의 가구소득이 가장 낮은 특징이 유지되고 있으나, 2016년 대비 2019년 연령대별 소득격차가 다소 심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5〉 노인일자리 참여에 따른 월평균 가구 소득
참고: 1) 각 연도별 가중치를 부여함.
2) 조사대상자의 주관적 인지에 의한 조사결과임으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음.
3) 2022년 실태조사에서는 참여자의 소득재산정보를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행정데이터와 연계하여 조사함에 따라 과거 조사 결과와 비교가 어려움으로 2016, 2019년 조사결과만 제시함.
일에 대한 욕구 및 인식 변화
향후 일하기를 희망하는 비중은 90% 이상으로 참여자가 향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일을 지속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노인일자리에 계속 참여하고자 희망하는 참여자 비중이 2016년 94.3%에서 2019년 96.1%, 2022년 96.5%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향후 일자리 선택 시 가장 우선시 하는 조건은 ‘급여수준’과 ‘근로시간 및 근로일수’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3 참조) 특히, 다른 기준에 비해 급여수준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희망 근로 형태로는 전일제보다는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도 약 20만 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4 참조)
〈그림3〉 향후 일자리 선택 시 우선이 되는 조건
참고: 1) 각 연도별 가중치를 부여함.
2) 2022년 조사에는 향후 일자리 선택시 우선이 되는 조건을 묻는 동일문항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시하지 않음.
참고: 1) 각 연도별 가중치를 부여함.
2) 2022년 조사에는 향후 희망근로조건을 묻는 동일문항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시하지 않음.
참여자 특성에 따라 향후 일을 계속하고자 하는 욕구를 살펴보면, 80세 이상 후기 노인의 경우 향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자 하는 희망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성별로 여성은 계속 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사업유형별로는 사회서비스형 참여자의 경우 99%가 향후에도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표6 참조)
참고: 노후생활비 마련 여부에 대해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을 의미함.
나가며
본 고에서는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특성과 경제상태, 일에 대한 욕구를 중심으로 시계열적 변화 추이를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참여노인의 40% 정도가 시(대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여성 비중이 높다는 시계열적 특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대별로 60세 초반의 고령층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나, 70대(70~79세) 노인의 참여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특성도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과거에 비해 참여자의 학력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고졸 이상(고졸+초대졸 이상) 학력자 비중이 점차 증가), 부족하지만 노후대비를 하고 있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였고, 향후 노인일자리를 포함하여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비중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신노년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노후준비 여부와 관계없이 불안정한 노후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참여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향후 일을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 ‘급여수준’을 가장 우선시 생각하는 비중이 높다는 조사결과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여전히 생계비 마련 등의 경제적인 사유로 향후에도 일하기를 희망하는 비중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희망 근로 형태에 있어서는 ‘전일제’ 근무보다는 시간활용이 탄력적인 ‘시간제’를 희망하는 참여자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특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건강관리 및 개인생활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노인세대의 욕구를 반영하여 향후 근로기간은 안정적이지만 근로시간은 유연한 형태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고에서 살펴본 시계열적 변화만으로는 참여자의 특성변화 및 욕구 변화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특성이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의의가 있다. 향후 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특성변화, 참여에 따른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노인일자리사업의 효과성 및 실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부 부연구위원
참고문헌
• 1) 윤기연, 정새날, 홍정아(2016). 2016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2) 박경하, 김문정, 김수린, 배재윤(2019). 2019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3) 천재영, 배재윤, 남기철, 손창균, 윤강재, 김난주, 원시연, 이주원, 최지영, 강현민, 천화진, 윤열(2022). 2022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