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12호 통계리뷰

고령자 고용률 통계로 살펴본 노인일자리사업의 필요성

손호성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부교수
#고용률 #고령자고용률 #노인일자리사업
서론
‘한국 초고속 고령화 진행 중’, ‘늙어가는 대한민국 브레이크 없나’ 등 언론 기사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얘기가 바로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다. 국제연합(UN)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고령자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2022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국가는 200여 개 국가 중 26개국인데, 우리나라는 2025년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1) 고령화가 진행되면 노인 빈곤, 정부 재정 부담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사회문제를 증거에 기반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통계를 다양한 측면에서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는 통계들을 보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통계가 매우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통계가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고령자를 대상으로 조사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자 집단의 통계가 적은 것이 아닐까 한다. 두 번째 이유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조사는 하지만 통계를 발표할 때 고령층 집단의 통계를 따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두 번째 이유에 해당하는 사례가 바로 고용률 통계이다. 고용률 지표는 노동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정도가 실업률 지표에 비해 우월하고 또 표본오차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 때문에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할 때 많이 활용되고 있다. 고용률 통계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통해 추정하여 통계청에서 매월 발표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전국 1,791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약 36,000가구를 선정하여 조사하는 국가지정통계로 국민의 경제활동(취업, 실업, 노동력 등) 특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통해 공시되는 고용률 통계는 고령화와 관련해서 한 가지 한계점이 있는데, 바로 연령별 고용률이 아닌 연령 계층별 고용률만이 공시된다는 점이다(〈그림 1〉 왼쪽 참조). 연령 계층별로만 고용률을 제시하면 연령에 따른 고용률 변화를 엄밀하게 분석하기가 힘들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령층의 고용률은 계층이 너무 크게 나눠진 상태에서 공개되고 있다는 점이다(〈그림 1〉 아래쪽 참조).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맞물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일자리 사업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데, 이러한 일자리 사업이 고령층의 고용률에 기여하는 정도가 연령별로 어느 정도 되는지를 타당성 높게 파악하고 좀 더 유의미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고용률이 연령별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본 호에서는 고령층의 연령별 고용률을 실제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통계생산의 중요성을 피력하고자 한다.
〈그림 1〉 국가통계포털 화면 캡쳐본
고용률 지표의 개념
고용률은 다음 식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취업자 수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눠서 도출한다. 노동시장 현황을 파악할 때 고용률 지표가 최근에 들어와 좀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주된 이유는 기존에 활용되었던 실업률 지표가 지니는 큰 한계점 때문이다. 실업률은 비경제활동인구(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를 실업률 계산 시 제외하게 되는데 이 비경제활동인구의 정의가 매우 자의적이기 때문에 실업률 지표를 토대로는 노동시장 현황을 타당하게 파악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 반면, 고용률은 군인, 의무경찰 등의 특수한 신분을 갖고 있는 노동 인력을 제외한 15세 이상의 사람 중에 취업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에 실업률이 지니고 있는 한계점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고용률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취업자 수를 파악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통계청은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하는 사람을 취업자로 판단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고용 상황이 다변화되면서 단시간 근로, 부정기 근로, 교대 근로 등 다양한 취업 형태가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형태의 취업을 모두 포함하기 위해서는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모든 사람을 취업자로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인구를 분모에 활용하는 이유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직이 가능한 최저연령이 15세 이상인 사람과 중학교에 재학 중인 18세 미만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용률 지표는 실업률 지표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서, OECD는 실업률뿐만 아니라 고용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EU 집행위원회도 실업률보다 고용률 지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기호ㆍ장동구, 2005).
분석자료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고용률을 연령 계층별이 아닌 연령별로 도출하기 위해 경제활동인구 조사와 고령층 부가 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하였다(2013년부터 2022년). 이들 마이크로데이터는 실제 통계청이 사용하는 경제활동인구 조사와 동일한 것으로 Microdata Integrated Service(MDIS)라는 사이트에서 연구 목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마이크로데이터가 유용한 이유는 자료가 집계된 형태로 제공되지 않고 개인 수준 단위로 제공되고 있어서 좀 더 다양한 하위집단별로 통계치들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활용한 자료는 노인인력개발원에서 발표하고 있는 연령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하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이다. 노인인력개발원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사람을 통계청과 마찬가지로 연령 계층별로 제공하고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노인일자리사업이 고령층의 고용률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그림 2〉에 제시된 것은 연령별 고용률 추세이다. 결과를 보면 고용률은 60세까지는 70~80% 수준을 유지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감소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60세 이후부터 고용률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법정 정년 하한 연령이 60세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림에 제시된 고용률은 2022년 시점의 고용률인데 다른 연도에서도 유사한 추세로 나타났다. 〈그림 3〉에 제시된 결과는 연령별 고용률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해서 제시한 것이다. 성별에 따른 고용률은 2013년도부터 2022년 자료를 모두 활용하였고 추정 시 연도를 통제하였다. 우리나라는 여성의 고용률이 남성의 고용률에 비해 모든 연령대에서 낮게 추정되었다. 흥미롭게도 여성의 고용률은 30대 때 감소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출산이나 육아를 위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여성이 30대에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림 2〉 연령별 고용률(2022년 기준)
〈그림 3〉 연령별 고용률(남성 vs. 여성)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하면 표본을 여러 하위집단으로 나눠서 고용률과 관련하여 좀 더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데 〈그림 4〉에서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했는지 여부에 따라 고용률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았다. 결과를 보면 우선 우리나라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고령자의 고용률이 그렇지 않은 고령자의 고용률보다 평균적으로 낮게 추정된 것을 알 수 있다. 68세 시점부터는 이 두 집단 간 고용률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이렇게 고령자 집단에서 고용률이 더 낮게 나타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격차가 더 벌어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이유는 고령이 되기 이전 기간(30세~60세)에 4년제 대학 졸업자의 평균임금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더 높았기 때문에 전자의 집단이 고령자가 됐을 때 상대적으로 일을 할 유인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림 4〉 연령별 고용률(4년제 대졸 이상 vs. 4년제 대졸 미만)
그다음으로 살펴본 결과는 고령자의 실제 고용률과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의 비율 간에 어느 정도 격차가 나는지이다.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발표되는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평균 수명과 기대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좀 더 늦게 은퇴하고 싶어 하는 고령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자료를 통해 연령별로 이러한 격차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그림 5-1〉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보면 실제 고용률과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 간 격차가 65세 이전에는 무려 10%p 정도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별로 이 격차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이 두 비율의 차이를 연령별로 도출한 것을 〈그림 5-2〉에 제시하였다. 흥미롭게도 55세부터 65세까지는 이 비율의 격차가 증가하다가 65세 이후부터는 이 비율 간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5-1〉 실제 고용률 vs.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
〈그림 5-2〉 연령별 실제 고용률과 취업 희망 비율 차이
이렇게 65세부터 실제 고용률과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이유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시작 연령이 65세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인해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취업 가능성이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65세 이상부터 실제 고용률과 취업 희망 비율 간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물론,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가 실제 고령층의 고용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전제가 만족해야 이 주장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이 전제 조건이 만족하는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한 결과를 〈그림 6〉과 〈그림 7〉에 제시하였다.
〈그림 6〉은 70~74세 연령대에서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창출된 고용률이 이 연령대의 전체 고용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도별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이다. 결과를 보면 2013년에는 전체 고용률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이 기여한 비중이 약 15.5% 정도로 나타났으나 그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하여 2022년에는 그 비중이 25% 정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7〉에 제시된 것은 모든 고령층 집단별로 약 10년에 걸친 기간(2013년부터 2022년까지) 동안 전체 고용률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이 기여한 정도가 얼마나 증가하였는지를 분석한 결과이다. 그림에서 흰색 동그라미는 2013년 시점의 추정값이고 동그라미는 2022년 시점의 추정값이다. 결과를 크면 크게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모든 연령대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이 기여하는 정도가 상승하였다. 기여 정도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60~64세로 10년 동안 기여 정도가 약 220%나 증가하였다.
〈그림 6〉 연도별 노인일자리사업의 기여 정도(70~74세)
〈그림 7〉 연령대별 노인일자리사업의 기여 정도(2013 vs. 2022)
둘째,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노인일자리사업이 기여하는 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70~74세 연령대에서 노인일자리로 인해 창출된 고용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에는 약 15% 정도로 추정되었는데 이 비중이 80~84세 연령대에서는 28.7%로 증가하였다. 2022년에는 이러한 양태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가령 70~74세 연령대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의 기여 정도가 24.5%로 분석되었는데 80~84세 연령대에서는 기여 정도가 무려 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후기고령자(75세 이상)의 고용과 관련해서 노인일자리사업이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그림 5〉에서 75세 이상에서 실제 고용률과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 간 격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물론 이는 나이가 들수록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노인일자리사업에 기인했을 가능성 또한 높다고 판단된다.
결론
본 호에서는 고령자 집단의 고용률을 연령별ㆍ하위집단별로 살펴봄으로써 여러 가지 함의를 도출하였다. 특히, 후기고령자 집단의 고용률 제고와 관련해서 노인일자리사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고용률을 연령별로 더 세밀하게 구분해서 분석하면 정책적으로 좀 더 유의미한 함의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고령자 고용률을 연령별로 구분해서 발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생산가능인구(20~64세) 대비 고령인구(65세 이상)가 차지하는 비중인 노인 부양비가 2020년 기준 인구 100명당 약 20명이었는데 이 비중이 2075년에는 80명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2) 즉, 지금은 생산가능인구 5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하고 있는데 55년 후에는 생산가능인구 1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OECD 예측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부양비는 세계에서 1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초고령 사회에서 발생하게 될 여러 부정적인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서 향후 고령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통계를 생산해야 한다.
1) 출처: TheGlobalEconomy.com
2) 출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참고문헌
• 김기호ㆍ장동구. (2005). “고용률의 의의와 유용성 분석.” 경제분석, 11(2): 108-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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