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11호 동향

지속 가능한 민간형 노인일자리를 위한 과제1)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노인일자리사업 #민간형 #지속가능성
왜 ‘민간형 노인일자리’인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이하,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민간형 노인일자리사업2)은 만 60세 이상 근로 능력이 있는 노년층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 사업이다. 현행 노인일자리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익활동’은 만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인 반면, 민간형 노인일자리사업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포함한 ‘신노년 세대’가 재취업, 창업의 형태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일자리 사업이라는 점에서 명확히 구분된다.
〈그림 1〉 고령자 고용률 및 장래근로희망 비중
자료: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부가조사 각 연도.
민간형 노인일자리사업은 전체 인구의 약 13%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노년기 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민간형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은퇴 후 일자리 참여를 희망하는 고령층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고, 민간 자본과의 결합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국가 재정 효율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퇴직 연령이 50대인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년 세대는 노동시장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퇴출당하는 세대라고 볼 수 있는데 공적연금 제도마저 미성숙하여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어려워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자 희망하는 고령층 비중은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계를 위한 일자리 참여 희망 비중은 공적연금 성숙도에 따라 자연스레 줄어들겠지만, 비경제적 이유로 일하고자 하는 비중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취약계층인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그리고 국가 재정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민간형 노인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중요성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민간형 노인일자리 비중 추이
참고: 민간형 사업량은 시장형사업단, 취업알선형(지자체경상보조+민간경상보조), 시니어인턴십, 고령자친화기업 사업량을 의미함.
자료: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내부 실적보고 자료.
민간형 노인일자리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가
노동시장에서 고령 인력에 대한 민간기업(사업체)의 수요는 한정적이고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안정적인 근로환경 속에서 일을 지속해 나가기란 쉽지 않다. 고령 근로자의 일자리가 단순 노무의 저임금 일자리라는 지적과 사회적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령 인력의 근로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민간형 노인일자리의 경우, 4대 보험 가입 사업장을 전제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근로계약서상 근무 기간, 임금, 근무 시간 등을 상호 합의하도록 하여 안정적인 근로 여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 관리하고 있다. 다만, 민간형 노인일자리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세부 사업 유형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1인당 평균 근무 기간이 최소 3.8개월에서 최대 9.3개월 사이로 나타난다. 시니어 인턴십 참여자의 경우 18개월 이상 장기 취업 유지자 비중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평균 근무 기간이 12개월 미만으로 나타난다. 취업형 일자리 기준 월평균 급여는 150~200만 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주요 직종을 살펴보면,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 비중이 38.6%로 가장 높고, ‘영업·판매·운전·운송직(17.8%)’, ‘설치·정비·생산직(15.8%)’ 종사자가 70% 이상으로 직종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현행 민간형 노인일자리를 통해 생산되는 일자리는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일자리로 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근무 지속성이 짧고 직종 편중 현상이 나타나 고용 지속성과 확장성 차원에서 한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그림 3〉 지속고용, 고용유지에 따른 고용 부담
자료: 김문정 외. (2022). 민간형 노인일자리 지속가능성 강화방안 연구
‘민간형 노인일자리 참여기업 고령인력 실태조사’ 데이터 재분석
민간형 노인일자리를 통해 생산되는 일자리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민간형 노인일자리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3)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 인력에 대한 고용 기간 연장에 따른 ‘산재 위험 등 작업 안전 확보(22.2%)’, ‘인건비 확보(19.3%)’, ‘인사노무관리 확보(11.1%)’, ‘고령 친화적 환경 조성(10.9%)’에 대한 고용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특성에 따라 상시근로자 50인 미만의 영세사업체와 제조업, 시설관리 서비스업 분야에서 지속 고용에 대한 고용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인건비 보조금 형식의 획일화된 현 제도적 지원에서 나아가 고용유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확대될 필요성을 시사한다.
고용유지에 따른 ‘고용 부담 완화’에 집중: 직/간접적 지원 확대, 안전관리 강화
기업에서 고령 인력을 지속적, 계속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지속고용, 계속고용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장기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여 18개월 이상 고용 기간을 연장/유지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나, 인센티브 방식의 일회기성 지원금만으로는 지속 고용을 유인하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본 연구 결과 고령 인력이 있어야 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소규모 사업체로 소정의 인건비라도 정기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데, 기존 제도적 지원으로는 고령 인력 고용 6개월 이후 장기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는 시점(18개월)까지 인건비 공백 발생하여 계속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고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건비 지원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고용상태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인건비 지원금 단가 및 지원 기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지원내용(기간, 단가 등)에 대한 타당한 기준 마련, 세부적인 적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사회적 합의가 요구되므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더불어, 고령근로자의 고용유지 차원에서 산업재해 위험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전체 산업재해자 중 50세 이상이 60%에 육박하고 사고사망자 중에서는 70% 이상이 고령자로 나타난다. 그런데도 민간형 노인일자리 참여노인의 산업안전 및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소규모 사업체의 경우 고령근로자 지속고용 및 신규 채용에 대한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다. 향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확대를 고려하면 영세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앙 정부 단위에서는 공통의 교육과정 및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여 체계성 있는 안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작업장 안전관리에 대한 지원은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인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 차원에서는 동종업계, 동일 직종에서 산업안전 및 고령근로자 안전관리 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하고, 사례공유 및 확산 기회를 제공한다면 고령인력 고용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노동시장에 대응한 ‘일자리 다양성 확대’에 집중, 디지털일자리 플랫폼도 적극활용 필요
민간형 노인일자리는 노동시장에서 생산되는 일자리로 노동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재정 효율성 차원에서 일정 기간의 재정 지원 이후 민간 자본만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확대 생산해 나가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코로나와 디지털경제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일하는 방식, 고용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으며, 구직자 가운데 시간제 근로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의 근로를 선호하는 중고령자도 증가하고 있다는 수요 공급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하는 방식, 일자리 형태, 일의 내용 등은 점차 유연화되고 있는데 현행 제도 및 운영 규정에 따라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민간형 노인일자리 지원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확충해 나갈 수 있을지 면밀히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민간형 노인일자리사업이 재정지원일자리사업이라는 제도적 특성에 따라 기존의 보편적 지원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일자리 확충과 더불어, 참여노인과 참여기업의 욕구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추가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디지털 시대에 구인·구직자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고, 구인 구직 간 정보 미스매치를 완화하기 위해 온라인 일자리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취업 정보를 확인하고, 구인·구직자 간 정확한 일자리 정보공유를 토대로 인력 매칭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지원함으로써 구인 구직자 간 미스매치를 완화하고, 일자리 지속가능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4〉 민간형 노인일자리 온라인 일자리 플랫폼 개념도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
1) 본고는 김문정 외. (2022). 민간형 노인일자리 지속가능성 강화방안 연구. 연구보고서 일부를 수정 보완함.
2) 민간형 노인일자리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는 없으나, 만 60세 이상 근로 능력이 있는 고령자가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취업 및 창업형 노인일자리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시장형사업단, 취업알선형, 시니어인턴십, 고령자친화기업에 해당하는 노인일자리를 의미함.
3) 최근 5년간 고령자친화기업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과 시니어인턴십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 및 사업체를 대상으로 고령자 고용현황 및 고용수요, 고령자 장기고용 차원에서 제도개선 욕구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함. 고령자친화기업의 경우, 2011년부터 현재까지 보조금을 지원받은 299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시니어인턴십 기업의 경우, 최근 5년간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 14,042개 기업을 대상으로 총 참여연수와 소재지(지역)을 기준으로 표본조사를 추진함.
목록

연관게시물

통권 제16호우리동네 노인일자리

바쁜 일상에 ‘비타민’과 ‘희망’이 되어주는
늘봄 장애 아동 매니저 사업단!

통권 제16호현장이슈

노인일자리사업 성과평가 체계의 주요 쟁점과 개선방향

통권 제16호동향

초저출산,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노인일자리
공익활동 및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현황과 과제1)

통권 제16호동향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에 따른 노인일자리 현장의 대응방향

통권 제16호권두언

인구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 노인일자리가 나아가야 할 길

공유하기

카카오톡 카카오톡 라인 라인 밴드 밴드 네이버 네이버 페이스북 페이스북 트위터 X URL복사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