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10호 동향

일본의 고령자 일자리 지원 정책
도쿄일자리센터 사례를 중심으로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부 부연구위원
#일본사례 #고연령자고용안정법 #도쿄일자리센터
들어가며
일본은 2025년을 기점으로 단카이 세대(團塊世代)1)가 75세 이상 후기고령자로 진입할 것에 대비하여 정년 연장과 은퇴 후 고령자 재취업, 재고용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년에는 「고연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하면서 종래의 제도(정년 연장 또는 폐지, 계속 고용추진) 외에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유연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고령자의 취업 기회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년 이후 단기 취업이나, 자택에서 가까운 장소에서의 용돈벌이, 사회참여를 원하는 고령자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70세 이상 후기고령자를 대상으로 단기일자리 활성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최근 일본의 정책 동향은 우리나라 노인일자리사업(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지리적, 정치적, 사회문화적으로 상이한 점이 많아 정책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일찍이 고령화사회(고령인구 7% 이상)에 진입하면서 오랜 기간 다양한 측면에서 고령자 일자리 활성화 정책을 도입,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에서는 대표적인 일자리 지원 기관인 도쿄일자리센터를 중심으로 고령자 일자리지원 방향과 추진내용, 현황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시니어를 위한 원스톱 취업 지원: 상담에서 사후관리(정착지원)까지
일본의 공공직업안정소(Hellow Work, 이하 공공직업안정소)는 근로 능력은 있으나 취업이 어려운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다. 정규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고령층을 위한 (재)취업지원도 공공직업안정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도쿄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구수 및 일자리 희망자 비중이 높아 공공직업안정소와 함께 도쿄도일자리재단에서 운영하는 ‘도쿄일자리센터’를 통해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개 기관 모두 「고연령자고용안정법」에 따라 고령층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공공직업안정소의 경우, 저소득 저학력 등 상대적으로 더욱 취약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한편, 도쿄일자리센터는 근로를 희망하는 5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취업 상담, 교육,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림〉도쿄일자리센터 고령자 원스톱 서비스 프로세스(55세 이상 시니어코너)
자료: 도쿄일자리센터홈페이지(www.tokyoshigoto.jp/senior) 원문 번역
도쿄일자리센터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코너는 55세 이상 중고령자를 대상으로 직업 경험이나 경력, 희망에 따라 구직 또는 창업 관련 상담, 교육(단기성 세미나, 강습회 등) 프로그램을 통한 역량 강화, 취업 후 정착지원까지 원스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시니어 구직자, 구인자를 위한 일하는 방식이나 다양한 일자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일하는 방식에 관한 정보 링크집(多様な働き方関連情報リンク集)을 제공함으로써 NPO, 자원봉사, 자영업형 텔레 워크(재택근무) 등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도쿄일자리센터가 독자적으로 수집한 결과를 토대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 친화적 정보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재취업을 위한 역량 강화: (재)취업 전 단기간 교육 프로그램
도쿄일자리센터의 재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대부분 세미나, 강연회, 강습회 등으로 취업 전 단기간 참여가 가능한 형태로 진행된다.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는 취업 활동의 노하우를 배우는 ‘재취업 지원 세미나 및 강습회’, 취업 경험(일 경험)을 위한 ‘일하기 도전 65’,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 프로그램’이 있다.
1) (재)취업 지원을 위한 세미나, 강습회
재취업 지원 세미나는 크게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①기본세미나, ②실천 세미나, ③응원세미나로 구분하여 취업에 필요한 지식, 노하우 등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표〉시니어 재취직 지원 세미나 주요 내용(2022년 기준)
자료: 도쿄일자리센터홈페이지(www.tokyoshigoto.jp/senior), 도쿄일자리센터 제공자료 원문 번역
기본세미나는 수십 년 만에 써보는 이력서, 직무 경력서 작성 방법을 참가자에게 알려주고, 면접 시 주의할 점을 중점적으로 학습한다. 재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기본적인 내용을 학습하기 때문에 프로그램별로 1시간 정도 짧게 진행된다. 2020년 코로나 발생 이후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식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으나, 70% 이상이 오프라인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실천 세미나는 구직자가 작성한 직무 경력서를 검토, 확인하는 프로그램, 면접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면접 교육의 하나로 면접 역할극을 통해 현장 적용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각 프로그램당 2시간 정도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재취직 응원세미나는 재취직 체험담과 참가자끼리의 정보 교류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55세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는 산업ㆍ직종에 대해 기업 측 관계자 쪽에서 직접 실제 작업 내용과 고령 인력에 대한 기업의 욕구, 수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한편, 재취업 지원 강습회(55歳以上就職支援講習)는 도쿄일자리센터 협력업체에 취업하는 것으로 목표로 다양한 지식,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강습 마지막 날에는 공공직업안정소 주최의 ‘합동 면접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있기 때문에 강습 이후 취업에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2022년 수료생 기준 취업률 78.0%). 도쿄일자리재단은 협력업체가 단기 강습을 지원해 취업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익히며, 또한 취직 전 동료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직무 특성을 익힐 수 있어 역량 강화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고 있다. 강습 수강료는 무료(교재비 외 일부 본인 부담)이며, 강사는 협력업체별 전문 강사진을 중심으로 섭외하기 때문에 미경험자 또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자 하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기초부터 지도가 가능하다.
2) 일 도전 프로그램: 65세 이상 노인 직장 체험을 통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しごとチャレンジ65)
일 도전 65(しごとチャレンジ65) 프로그램은 65세 이상 고령 인력을 고용할 의사가 있는 도쿄도내 기업을 사전 발굴하여 고령자 고용을 목표로 구직 고령자가 기업에서 실제 업무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시니어 코너 직업 상담을 통해 희망 일자리 조건 및 구직자의 직무 경험을 토대로 도내 고령 인력 수요가 있는 기업과의 매칭을 통해 직장 체험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시니어 코너 전문가(시니어활용개척원, シニア活用開拓員)를 통해 구인·구직 매칭이 이루어진 이후 해당 기업에서 직장 체험이 가능하다.
업무 체험은 1일 3시간 정도로 주당 최대 3일간 실시한다. 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은 체험 종료 후 약 5,300엔(70세 이상은 7,400엔)의 사례비를 지급한다. 프로그램 종료 후, 구인·구직자 상호 의견을 수렴하여 채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 기업에서 동 프로그램 종료 이후 고령자를 채용할 경우 인건비 일부 지원 등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단, 후생노동성이 정한 고용조건(주당 20시간 이상 근무, 1년 이상 고용유지)을 충족해야 한다.
3)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 프로그램(シニア中小企業サポート人材プログラム)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 프로그램은 대기업, 중견 민간 기업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고령자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직업역량을 활용하여 중소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에서 일을 할 때의 마음가짐과 경영 전략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신청자에 한해 서류, 면접 심사 후 최종 선발한다. 최종 선발된 참여자는 1일 6시간씩 4주간 중소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업무 내용, 전략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 이수 후에는 1년간 도쿄일자리센터에 등록된 500여 개 중소기업에서 채용 면접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도쿄일자리센터에서 운영하는 인재 정보 시스템(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 프로그램 인재 정보)을 통해 구직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면접 및 채용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인재 정보 시스템에서 기업은 구직자의 나이, 성별, 희망 직종, 희망 조건(근무 시간, 주 근무일, 월 급여, 통근 시간), 주요 경력, 자격 및 자기 PR 등의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구인 구직자 간 매칭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나가며
이상에서 살펴본 사례는 고령자 일자리 지원이 단순히 일자리를 개발, 연계하거나 창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상담부터 사후관리 단계까지 고령자가 스스로 재취업을 고민하고 학습하여 재취업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안정적인 취업 유지 차원에서 직접적인 일자리 매칭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구인·구직자 간 정보 교류의 장을 확대하고 일자리 현장 친화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기업(구인자)과 고령자(구직자) 간 상호 이해를 돕고 일자리를 연계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력 부족을 경험하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령자 일자리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중소기업 재취업 일자리의 지속성,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현장 친화적 교육, 훈련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사례를 종합하면, 재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 비중은 증가하고 있지만 고령 인력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여전히 부족한 현실을 극복하고 고령자 일자리를 확충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일자리 매칭(취업 성공 여부)에 집중하기보다는 구인·구직자 간의 충분한 이해와 정보 공유를 통해 채용, 고용유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부 부연구위원
1) 단카이 세대는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를 일컫는 용어임. 1947~1949년 출생자로 2021년 기준 전체 인구의 약 22.8%를 차지함(총무성, 인구추계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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