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12호 이슈

고령사회와 디지털 금융격차

오영환 (사)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디지털금융격차 #금융소외
2025년 노인인구 비율 20.6%로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인구 천만 시대, 초고령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OECD 1위, 상당히 높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577만 2,000명으로 전년보다 41만 3,000명 증가했다. 특히 80세 이상 취업자가 연평균 16.5% 급증했다. 이는 1996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의 ‘고령층 고용률 상승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고용률 상승에는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사적 이전소득의 감소, 공적연금과 자산소득 대비 생활비의 급격한 증가 등 경제적 요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이 일해야 하는 이유의 57.1%가 생활비에 보태야 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노인은 금융거래 또한 활발한데 최근 은행의 금융서비스도 다수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고령층이 겪는 어려움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금융서비스의 온라인화는 은행 점포의 축소로 나타나고 있는데 연간 약 300개의 점포가 없어지고 있으며 이는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제한으로 이어지고 있다.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및 모바일 기술 등은 우리의 산업과 삶을 스마트하고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고령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격차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노인인구는 늘어나고 있는데 세대 간 디지털 정보격차는 점점 더 벌어져 고령층의 경제활동 제약과 금융 격차로 나타나고 있고 이는 금융 소외와 함께 노후 빈곤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림 1〉 60세 이상 취업자 추이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디지털 정보격차
디지털 정보격차는 사회적, 경제적, 지역적 또는 신체적 여건으로 인하여 정보통신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에 차이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또한 디지털 소외계층은 정보격차로 디지털 접근, 사용 능력 및 활용도 수준이 떨어지고 스마트폰이나 PC 등의 디지털기기 접근성 등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정보사회 배제, 일상생활 배제, 사회적 불이익과 불평등을 초래한다. 정부에서 발표한 계층별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보면 다른 취약계층에 비해 고령층이 제일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 계층별 디지털 정보화 수준
자료: 계층별 디지털정보화수준.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
금융 소외
금융 소외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권 금융기관의 금융서비스 및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없거나 이용할 수 없는 배제된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은행권의 비대면 채널 강화로 오프라인 점포가 통폐합되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은행권이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화 등을 이유로 점포를 폐쇄하면서 금융소비자 불편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말 7,673개에 달했지만 2018년 6,766개, 2020년 6,405개, 2021년 6,094개, 2022년 5,800개로 최근 들어 급속히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연령층보다 은행 점포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의 경우 점포 감소가 곧 금융 소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 소외의 문제점으로는 △온라인에서만 받을 수 있는 상품과 수수료 우대 등 혜택 제외,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구매 후 피해, △전자금융사고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및 재산권 침해, △계좌이체 거래 시 조작실수에 의한 착오 송금, △금융착취 발생 등이 있다.
〈그림 3〉 은행 점포수 변동 추이
자료: 2023년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금융 격차
최근 핀테크, 결제 시스템, 소셜네트워크 쇼핑 등에서 디지털 정보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어 금융 격차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장년층의 인터넷뱅킹 이용률 추이를 보면 코로나 장기화 국면에서 디지털 전환의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또한 비대면의 일상화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선 경제활동이 어려웠던 상황이 반영되어 이용률이 증가했으나 60대 이상 고령층의 이용률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그림 4〉 중·장년층 인터넷뱅킹 이용률 추이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소방안
디지털 금융 격차 해소를 위한 은행권의 서비스 강화와 함께 소외계층인 고령층에게 필요한 맞춤형 지원과 관련 법규 등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금융 격차 해소로 인해 디지털에 대한 접근성, 역량과 활용 능력 향상 등은 고령자 개인의 취업, 창업, 소비 및 금융생활 전반에 활발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고령층의 경제적 자립과 독립 그리고 노후에 경제적 안정을 위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고령층 맞춤형 지원으로 △고령친화적이고 포용적인 디지털 금융시스템 구축,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격차에 대한 실태조사, △고령층의 디지털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교육, △디지털금융의 활용을 위한 문화운동 등으로 일부 계층, 일부 세대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디지털금융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금융 교육 내용으로는 △디지털금융의 기본 개념과 이해, △디지털금융의 활용 방법과 이해, △디지털금융의 편리함과 혜택 공유, △디지털금융의 안전성 이해, △디지털금융을 이용한 취업과 창업, △디지털금융을 이용한 경제적 소비생활 등이 있다.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금융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금융위원회 비영리법인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에서는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역량 향상과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금융감독원과 함께 연간 3만여 명의 고령층에게 맞춤형 교육인 △5060세대 중장년 액티브 시니어와 7080세대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 디지털금융 교육’, △체험형 디지털금융 교육 ‘시니어 디지털 미션 챌린지’, △온라인 디지털금융 퀴즈쇼 ‘도전 금융 골든벨’, △은퇴 세대 시니어의 노후 행복을 위한 은퇴 교육, △시니어들의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연극공연 ‘그놈 목소리’ 등을 노인종합복지관, 사회종합복지관, 50플러스센터, 노인대학, 경로당, 평생학습관, 지역 도서관 등에서 펼치고 있으며, 은행 점포 폐쇄 대상 지역 고령층 주민을 위한 디지털금융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자료: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자료
맺음말
디지털 금융 격차 해소는 공정한 포용금융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모든 개인과 지역이 디지털 금융서비스에 격차나 소외가 없이 혜택을 공평하게 누리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고, 디지털 금융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디지털 금융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모르는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 무섭다.”
-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최장기간 역임하며 세계 경제를 움켜쥐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말이다. 그린스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금융문맹 즉 금융 격차를 꼽았는데 그만큼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의 발전과 번영에도 금융 격차 해소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오영환
(사)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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