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보충적 노후 소득 보장과 이들의 사회참여 제고를 위한 목표로 2004년에 처음 도입된 노인일자리사업은 첫해 예산이 약 212억 원이었으나 2023년 기준 예산은 1조 4,478억 원으로 20년 동안 예산 규모가 60배 넘게 증가하였다. 저출산 관련 예산 규모는 2006년에 제1차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18년 동안 약 15배 증가하였는데, 이를 통해 노인일자리사업의 예산 규모가 그동안 얼마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예산 규모로 판단해 보면 노인일자리사업이 현재 우리나라 노인복지 관련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러한 노인일자리사업은 고령자의 후생을 증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가령,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이소정 외, 2011)에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노인 집단과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노인 집단을 비교하여 노인일자리사업의 효과성을 도출하였는데, 소득과 같은 금전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 결론을 살펴보면, 우선 자아효능감, 삶의 만족도, 우울증 등과 같은 심리적 요인과 관련해서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였다. 둘째, 가족과 친척관계와 같은 혈연관계에서의 사회관계 효과보다는 이웃과 친구와 같은 비혈연 관계에서의 사회관계 효과가 더 크게 발생하였다. 셋째, 참여자 노인의 건강 상태 또한 상대적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우리나라는 2025년에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점이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 노인부양비 증가, 경제성장률 감소, 그리고 재정지출 부담 확대 등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노인일자리사업이 위에서 언급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한다면, 향후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거나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노인일자리사업이 의도한 효과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의 내실을 제고하기 위해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것을 하나의 방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국정감사 때 제출한 ‘최근 5년간 노인일자리사업 근로자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동안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에게 발생한 사고는 무려 6천 건이 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교육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신계수·권승숙(2015)의 연구에서 노인일자리사업에서의 교육 만족도가 사업 효과성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펴보았는데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 교육 만족도가 증가할수록 일자리 만족도와 직무 만족도가 제고되어 궁극적으로 사업의 효과성이 제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점들을 고려할 때,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시스템을 내실화하고 고도화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원고에서는 최근 수행된 연구(배광빈 외, 2023)를 활용하여 현재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현황과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이 연구에서 향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 정책 방안과 관련하여 제시한 내용을 요약해서 제시하였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 현황과 문제점
우리나라의 연도별 노인일자리사업 창출실적은 2004년에 약 35,000개에 불과하였으나 2020년에는 약 770,000개에 이르러 16년 사이에 그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2020). 노인일자리사업은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그리고 민간형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가령 민간형은 수요처의 요구에 의해 일정 교육을 수료하거나 관련된 업무능력이 있는 자를 해당 수요처로 연계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인 만큼, 이러한 일자리에 참여하는 고령자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수요처와 공급처 간에 매칭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노인일자리사업 재정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교육비(참여노인 교육비와 수행기관 종사자 및 전담 인력 교육비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기준 사회서비스형 사업 부대 경비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0.5%에 불과하고, 시장형사업단 재정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그 비중이 0.3%에 불과하다. 반면 고용노동부의 2023년 일자리 예산은 약 30조 원인데, 이 중 직업훈련 분야 예산이 약 2조 7,000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9%나 차지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수요처와 공급처 간의 매칭이 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양하고 질이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예산을 토대로 판단해 보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투입되는 예산이 적어서인지 현재 노인일자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은 매우 피상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1〉에 사회서비스형 사업과 시장형 사업단별로 현재 수행되고 있는 참여자 교육 종류를 제시하였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현재 참여자가 받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대부분 일반적인 소양 교육과 안전 교육이 대부분이고 직무교육 또한 수행되고 있지만 연 4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수요처에 맞는 직무교육이나 참여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운영되고 있지 않다.
이 외에도 참여자 교육 시스템과 관련하여 여러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우선,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직접 시행하고 있지 않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참여자 교육과 관련하여 역할을 하는 것은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에 국한되고, 직접적인 교육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전문 강사 지원 사업을 외부 기관에 위탁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직접적으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에 대한 교육을 수행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가령 교육훈련 평가나 교육효과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갖추거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양질의 교육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둘째,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공공형(공익활동) 사업,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사업 운영, 시장형 사업단 및 취업 알선형에 따라 참여자 대상을 달리 정의하고 서로 다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별로 교육을 다르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교육의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에 사업별 특성을 잘 반영하는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사업별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한 점을 고려하여, 참여자들의 업무역량을 효율적으로 제고할 수 있도록 사업별-프로그램별-대상별로 좀 더 구체화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표 1〉 사회서비스형과 시장형 사업단 별로 수행되고 있는 참여자 교육 종류(2023)
자료: 보건복지부(2023) 2023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운영 안내
셋째, 교육 프로그램이 참여자에게 제공되는 체계상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현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대부분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고 있고, 지역별 교육의 경우에는 대면 교육으로 진행되지만, 교육 장소가 없는 곳이 많아 대다수의 기관은 정부 기관 및 외부 장소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제공하는 비대면 교육은 참여자의 참여 동기가 낮고 교육 효과에 대한 평가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본부별로 진행되는 교육훈련도 교육 장소를 대여하여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무중심의 맞춤형 강의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큰 한계점이 있다.
넷째,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인력관리 시스템과 관련한 문제점이 존재한다. 체계적인 인력관리 시스템을 통해 고령자들에게 취업 기회를 적시에 제공하고 역량에 맞는 일자리를 매칭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은 인력관리 관련 정보의 부족, 실시간성의 결여 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특히, 노인일자리사업 인력시스템이 매년 새롭게 갱신되기 때문에 다년간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인력에 대한 확인이 어려워 신규 참여자와 경력 참여자별로 교육훈련을 차별화해서 제공할 수가 없다. 노인일자리사업 기참여자의 경우 기초과목에 대해 교육훈련을 면제해 주고 심화 교육을 진행해야 하지만 기참여자에 대한 기록관리가 되고 있지 않아 이미 받은 교육을 또 받는 등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 개선방안
위에서 언급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체계 개선방안과 관련해서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된다. 첫째,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에 대한 정의와 근무 자격 및 역량에 대해서 재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는 공공형(공익활동) 사업,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사업별로 참여자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근무자격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다. 가령 공공형(공익활동) 사업 참여자의 정의는 ‘기초연금 수급자 중 본인의 희망에 따라 노인 공익활동 참여를 신청하고 소정의 선발 절차를 거쳐 선발된 자’,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 대기자가 없을 경우 만 60~64세 차상위 계층 선발 가능’, ‘지역상생활동에 한해 만 60세 이상 사업 특성 적합자 선발 가능’이라고 되어 있다. 사업별 근무 자격이 기초연금 수급대상자 혹은 연령으로만 정의되어 업무별 근무 자격과 역량에 대한 구체적 기술이 필요한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의한 후 교육 대상자에 대한 역량, 수요, 사전 조사 등의 교육 프로그램 준비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직무역량 모델링, 역량진단, 교육 프로그램 요구 조사 컨설팅이 필요하다. 특히,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대상으로 하는 직무분석 시행과 직무기술서 작성 및 직무역량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며 직무역량별 교육훈련 프로그램 추진이 요구된다.
〈그림 1〉 교육시간에 따라 교육의 직무 도움 정도에 대해서 만족한 사람의 비율 변화 정도 분석결과
둘째,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훈련 시간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 2020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실태조사를 통해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의 교육시간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수행기관 및 유형, 참여 유형 및 성별과 관계없이 교육 시간이 1~10시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실태조사 분석 결과, 교육 시간이 증가할수록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그림 1〉 참조)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참여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필요성과 도움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근거 자료를 토대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에 대한 교육 훈련 시간을 좀 더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훈련의 필요성을 인지시키는 노력을 경주하고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연수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2020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실태조사를 통해 교육 훈련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교육 훈련을 받을 필요가 없어서 받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노인일자리 참여자에게 교육 훈련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교육 훈련을 받을 곳이 없어서라고 응답한 사람이 두 번째로 많았는데, 이는 체계적인 교육 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연수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교육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의 비중도 높았는데 이는 향후 참여자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타당한 직무분석을 통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그림 2〉 참조).
넷째,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 내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2020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실태조사를 통해 교육 훈련 참여자를 대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을 조사한 결과, ‘노인의 차이와 다양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강화’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내용 관련 주요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교육의 흥미도, 맞춤형 교육 강화, 다양한 정보전달 등에 대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이는 노인일자리 참여자 교육의 질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교육 횟수/교육시간 조정, 교육의 계속참여를 장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 등에 대해서 동의한 응답자의 비중이 높은 것은 양적으로도 교육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림 3〉 참조).
마지막으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교육 훈련 효과에 대한 검증 및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대상으로 교육자료의 개발 및 제공만 하고 있고 전문강사지원 사업도 외부기관에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훈련 프로그램 실시에 대한 평가 및 교육효과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교육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대상 교육훈련의 효과성을 평가할 수 있는 교육훈련 성과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결론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노인일자리사업은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었다. 향후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중은 점점 높아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노인일자리사업의 규모는 양적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러한 노인일자리사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많은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본 고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질 높은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본 고에서 제시한 여러 개선방안을 일시에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고령화와 관련해서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노인일자리사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참여자 교육훈련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손호성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부교수
참고문헌
• 신계수·권승숙(2015). 노인일자리사업의 교육 만족도가 사업효과성에 미치는 영향: 일자리 만족도의 매개효과. 벤처창업연구, 10(5): 105-115.
• 이소정·정홍원·최혜지·배지영·박경하·윤남희·안세아·정은지(2011). 노인일자리사업 정책효과 평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책보고서 2011-97.
• 배광빈·이석원·변재관·손호성·김형아(2023). 노인일자리 종합 교육체계 마련 연구 용역. 한국정책학회.
• 한국노인인력개발원(2020).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계동향. 한국노인인력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