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16호 동향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에 따른 노인일자리 현장의 대응방향

임영환 법무법인 연두 대표변호사
#중대재해처벌법 #안전보건관리체계 #위험성평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하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중대재해처벌법)(이하, ‘법’이라고만 합니다.)이 2021. 1. 26. 제정되었고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2022. 1. 27. 시행되었으며 2024. 9. 현재는 5인 이상 사업장에까지 확대 시행되었다. 법의 구성은 전체 4장 16조로 구성되어 있고 시행일과 다른 법률의 개정과 관련된 2조의 부칙이 있다.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장 총칙{제1조(목적), 제2조(정의)}, 제2장 중대산업재해{제3조(적용범위), 제4조(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제5조(도급, 용역, 위탁 등 관계에서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제6조(중대산업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처벌), 제7조(중대산업재해의 양벌규정), 제8조(안전보건교육의 수강)}, 제3장 중대시민재해{제9조(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제10조(중대시민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처벌), 제11조(중대시민재해의 양벌규정)}, 제4장 보칙{제12조(형 확정 사실의 통보), 제13조(중대산업재해 발생사실 공표), 제14조(심리절차에 관한 특례), 제15조(손해배상의 책임), 제16조(정부의 사업주 등에 대한 지원 및 보고)}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위 법에서 위임한 사항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이 2021. 7. 12.부터 2021. 8. 23.까지 40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2022. 1. 27.부터 시행되었다. 동법 시행령은 총 3개 장, 16개 조문, 별표 1 내지 5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행일과 관련한 1조의 부칙을 담고 있다.
중대재해의 정의
동 법에서 중대재해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중대재해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구분되는데, 중대산업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산업재해 즉 업무에 의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건설물 등에 의해 사망, 부상, 질병이 발생한 경우로, 사망이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할 경우에 해당한다(법 제2조 제2호). 중대시민재해는, 원료 또는 제조물/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 동일한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할 경우에 해당한다(법 제2조 제3호).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목적
중대산업재해의 경우,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ㆍ보건 상 유해 또는 위험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법 제4조 제1항). 중대시민재해의 경우,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생산ㆍ제조ㆍ판매ㆍ유통 중인 원료나 제조물의 설계, 제조,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그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과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그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목적으로 한다(법 제9조 제1항).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주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주체인데, 사업주는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거나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는 개인사업주를 의미하고(법 제2조 제8호), 경영책임자등은 기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과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의 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부터 제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지정된 공공기관의 장을 의미한다(법 제2조 제9호).
노인일자리사업의 경우, 통상 사회복지법인 등이 시설, 시니어클럽 등을 위탁받거나 직영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경영책임자인지이다. 앞서 서술 한 바와 같이, 사회복지법인은 직영하거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위탁받아 시니어클럽, 시설 등을 운영하는데 사회복지법인이 위탁을 받을 경우 위탁계약의 당사자는 지자체와 법인이 된다. 시설이나 시니어클럽이 당사자가 될 수는 없다. 시설과 시니어클럽은 단순히 위탁의 대상에 불과하다. 관장 및 시설장의 경우 법인과의 사이에 ‘관장 또는 시설장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이 위임계약에 의거하여 시설을 관리 운영하고 있고 법인에 예산결산 보고를 하는 형태이다. 더욱이 관장 및 시설장이 근로자인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노인일자리를 수행하는 시니어클럽 및 시설은 운영의 대상이지 주체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회복지법인 등의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이고 관장 내지 시설장은 경영책임자가 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내용
중대산업재해(법 제4조 제1항, 시행령 제4조, 제5조) 및 중대시민재해(법 제9조 제1항, 시행령 제10조, 제11조)에 관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내용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되는데,
①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예산, 점검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② 재해 발생 시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③ 중앙행정기관ㆍ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④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이고 위 내용 중 ①과 ④의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위 조치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1) 중대산업재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아래와 같이 사업 및 각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를 위하여 적정 인력, 예산을 배치하고 점검 및 개선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2) 관계 법령 상 의무이행에 필요한 조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에 관계되는 법령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며, 그 이행에 대한 관리상의 조치로서 다음과 같은 점검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3)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대상
특히 중대산업재해의 경우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대상자를 종사자라고 하는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사업 수행을 위해 대가를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자 즉 근로자 외에 이른바 특수고용직, 도급, 용역, 위탁받은 제3자의 종사자가 포함된다(법 제2조 제7호).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대상자 역시 단순히 사업자의 근로자에 한정하지 않고 도급받은 수급업체의 근로자까지 포함되므로 수급업체에 대한 산업재해 방지까지 관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4) 처벌 및 손해배상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의 경우, 사망 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징역과 벌금 병과가능), 부상 및 질병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 5년 이내 재범 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게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문언대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 처벌이 매우 강한 법률이다. 실무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업주 또는 대표자가 처벌 받을 경우 향후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예방적 차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동향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말 기준 누적 사고사망자는 598명으로 전년 동기 644명 대비 46명, 약 7.1%정도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30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명이 감소했고 제조업 17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명이 감소했다. 기타 12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명 감소했다. 중요한 것은 사업장 인원 수 기준인데, 50인 이상 사업장은 244명으로 12명 감소하였고, 50인 미만은 354명으로 34명이 감소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망자 수가 50인 이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되었으므로 향후 형사처벌 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유형별로는 떨어짐, 끼임, 깔림, 무너짐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였고, 부딪힘, 물체에 맞음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까지 필자가 확인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총 14건인데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의 판결 경향성을 살펴보면, 우선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경영책임자가 처벌받는 경우 동시에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내지 관리감독자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의 죄로 처벌을 받는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적용 조항은 대표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인데 이에 해당하는 내용이 ‘위험성평가’에 관한 것이다. 처벌 수위는 징역 6월부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1년부터 3년까지이다. 처벌의 대상이 되는 산업 분야는 건설과 제조분야이지만, 아래에서 보는 사례는 노인일자리사업에도 시사점이 있으므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3고단2537 사건의 경우, 공동주택관리업을 하는 회사에서 2022. 4. 15. 11:00경 위 E아파트 F동 1층 현관 앞 천장에서 누수가 있음을 확인하고, C주식회사 소속 피해자 G(남, 66세)로 하여금 해당 천장을 확인해 보도록 하였는데, 피해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사다리에 올라가는 것을 보았음에도 안전모를 착용하도록 지시하지 아니한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가 1.5m 높이의 사다리 위에 올라가 천장을 확인하고 내려오던 중 불상의 이유로 떨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게 하였다. 이로써 피해자는 2022. 4. 22. 01:56경 H병원에서 외상성경막하출혈에 의한 중증 뇌부종으로 인한 뇌연수마비로 사망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경영책임자인 회사의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고 당시 관리소장에 대해서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의 죄의 형사책임을 물게 되었다. 노인일자리사업의 경우에도, 시설을 관리, 수선하는 경우가 흔하게 있고 이때 사다리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게 된다. 평소 사다리 작업은 2인 작업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인력부족 등으로 이를 준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다리 작업 시 작업자는 필히 보호구를 착용하고 필요한 경우 안전고리까지 채우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평소 관행적으로 보호구 착용 없이 작업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만약 노인일자리사업을 수행하는 시설이나 시니어클럽 중 본인의 시설물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추락사고가 발생할 경우, 별도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수준에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주는 시사점
노인일자리사업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더욱이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된 이상 노인일자리사업을 수행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고 보더라도 무리가 아니다. 원래 노인일자리사업과 같은 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우 위험도가 낮은 사업장이어서 산업안전보건법만 적용되는 경우에는 수많은 예외규정이 적용되어 불필요한 안전조치나 과도한 교육은 받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예외를 오로지 5인 미만 사업장에만 적용하고 있다. 향후 중대재해처벌법이 개정된다면, 산업안전보건법과 같이 위험도가 낮은 노인일자리사업과 같은 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예외를 허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노인일자리사업 수행 시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위 재판부의 판결 경향에서도 보았지만, 결국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작업에 대한 유해, 위험요인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한 조치가 얼마나 있었는지의 여부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의 여부를 결정한다. 노인일자리사업을 하는 시니어클럽 및 시설은 다른 어떤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우선적으로, 소위 말하는 ‘위험성평가’를 근로자가 참여할 수 있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성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평가 결과에 따른 개선점이 적절하게 이행된다면, 만에 하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물론, 다른 요소들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영향을 미치지만 위험성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나머지 부분들은 자동적으로 함께 따라올 것이어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편, 노인일자리사업 중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은 법원의 계속적인 판결에 따라 근로자로 구분하지 않는다. 참여노인이 근로자가 아니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님은 명확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업무상과실치사죄 내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면책된다고는 볼 수는 없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공일자리에 대한 안전활동이 점점 강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사망자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형사책임 내지 민사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평소 진행하는 안전활동을 더욱 꼼꼼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정기 안전교육을 강화하여 참여자가 필히 참여하도록 하고, 작업 전 보호구 지급 및 안전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작업 중에도 안전하게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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