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6호 동향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센터 부연구위원
#노인시대 #노년기소득 #노인일자리
향후 100만 노인시대를 맞이하여 일자리정책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노후소득보장체계가 미흡한 우리나라에서는 길어진 노년기 소득보장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노인일자리정책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인구 규모가 가장 큰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세대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을 위한 촘촘한 소득보장정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노년기 4고(빈곤, 질병, 고독, 무위)에 직면하는 가난한 노인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 간 노인일자리사업은 노인의 4고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사업으로 꾸준한 양적 확대를 통해 저소득 노인층의 소득 보충 및 사회참여를 통한 건강 유지, 삶의 만족도 증가에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성과를 달성해 왔다. 단순히 사업량이나 예산 등의 수치적 확대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노인의 특성을 반영한 사업개발과 지역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하는 일자리 개발에도 노력해 왔다. 다만, 여전히 노인일자리사업은 단순 저임금 일자리의 질적 변화 없이 일자리 개수만 늘리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이러한 비판은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1)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임을 의미한다. 본 고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의 다양한 효과 중, 사회적 효과와 경제적 효과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적 효과 : 사회적 가치(Social Impact)를 중심으로
노인일자리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익활동은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일자리 및 사회활동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공익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19년 새롭게 시작된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사업 또한 지역사회 공익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노인일자리사업이 지역사회에 갖는 사회적 가치와 의미, 그 성과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사실상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적 가치 또는 사회적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화된 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진단하기 위해서 기존 문헌들을 활용하여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에 대한 인식개선, 지역 내 범죄율 감소, 공공서비스 질 개선, 참여노인 건강개선, 참여노인 삶의 질 개선, 서비스 수혜자 건강개선, 서비스 수혜자 삶의 질 개선 등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검토하고자 하였다.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실무자를 대상2)으로 설문조사를 추진한 결과, 노인일자리사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주민만족도 향상(4.13점)’, ‘공공서비스질 개선(3.91점)’, ‘지역내 돌봄 공백 완화(3.91점)’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사업유형에 관계없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일자리 참여노인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지역내 돌봄 공백 완화와 공공서비스 질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노인일자리사업이 단순 저임금 일자리라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지만 참여노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지역사회에 돌봄 공백을 완화하거나 더 좋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등 지역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경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림1>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적 성과(n=1,024)
노인일자리사업의 경제적 효과 : 노인빈곤완화 효과와 보건의료비 감소 효과를 중심으로
노인일자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사회경제적 배경에는 소득보충을 통한 노인빈곤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효과가 크게 작용할 것이다. 더불어 지속적인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를 통한 보건의료비 감소 효과도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간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빈곤완화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와 보건의료비 감소 효과에 대한 보도자료, 연구자료 등이 다수 제시된바 있지만, 최근 급격하게 사업량이 확대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여 이를 재검토 해보았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노인을 대상으로 한 패널 데이터가 부재하기 때문에 시계열적인 비교분석은 어렵지만, 가장 최근에 수행된 2017 노인일자리 정책효과분석 연구결과와 단순 수치 비교가 가능하도록 조사대상 및 데이터 수집방법, 분석방법을 최대한 유사하게 설정하여 진행하였다.
먼저, 노인일자리사업의 빈곤완화효과를 살펴보았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와 미참여자의 소득수준을 비교분석한 결과,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로 인해 빈곤율은 평균 약 3% 감소하고, 빈곤갭 비율은 약 1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율 완화 효과가 가장 큰 사업유형은 시장형사업단으로 약 5%의 빈곤완화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약 2%의 빈곤율 완화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9년 새롭게 도입된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의 경우, 빈곤갭 비율이 약 1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빈곤의 심도를 완화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1년 기준 전체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노인일자리 참여노인은 약 9% 수준으로 전체 노인빈곤율 완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노인일자리 참여집단 내에서의 빈곤완화 효과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로 인한 보건의료비 절감 효과를 검토하였다. 보건의료비 절감 효과는 2020년 대기노인과 2021년 신규참여노인의 보건의료비 지출금액을 토대로 산출하였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내부데이터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결합하여 2020년에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2021년을 기준으로 사업에 참여한 참여자집단과 2020년, 2021년 모두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미참여집단의 연간 보건의료비를 산출하여,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에 따른 실질적인 보건의료비 절감분을 토대로 보건의료비 절감 효과를 검토하였다.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1년을 기준으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의 경우, 직전 연도 의료비 차이는 연평균 11만 원 정도인데, 2021년 노인일자리에 참여한 연도의 의료비 차이는 연평균 70만 원 정도로 매우 크게 나타났다. 이는,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1인당 월평균 7만 원 정도의 의료비 절감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3) 2021년 기준 83만 명의 노인이 노인일자리에 참여하였으므로, 연간 약 7,100억 원 보건의료비 감소 효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표1> 노인일자리 참여여부에 따른 빈곤완화 효과
<표2> 1인당 연평균 의료비 지출
나가며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는 그간 다수의 연구결과를 통해서 검증된 바 있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참여노인의 빈곤을 완화하고 건강개선을 통한 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참여노인이 일자리 참여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는 지역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창출해 내는 사회적 효과 일 것이다. 지금까지 노인일자리사업은 주로 저소득 노인에게 일자리 및 사회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소득지원정책으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사회적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경시되어왔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인일자리사업은 참여노인 개인의 빈곤개선 및 건강개선, 삶의 질 개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에서 지역사회 내 긍정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향후에는 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도출하고 지속적으로 평가 관리함으로써 노인일자리사업이 단순 저임금 일자리가 아닌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일자리정책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길 기대한다.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조사센터 부연구위원
1) 본 글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발간한 ‘김문정 외(2022). 2021 노인일자리 정책효과 분석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 정리함. 해당 보고서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홈페이지(www.kordi.or.kr)에서 확인할 수 있음.
2)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담당자는 노인일자리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더불어, 노인일자리 참여자, 대기자, 수요처, 수혜자, 지역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속에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 때문에 노인일자리사업의 사회적 효과를 진단하는 주체로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조사를 수행함.
3)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에 따른 의료비 절감효과에 대해 이석원 외(2009)는 연간 188,363원(월 15,697원)의 절감효과가 발생하고, 이소정 외(2011)는 연간 629,064원(월평균 52,422원)의 절감효과가 발생한다고 제시함. 한편, 이석원 외(2014)는 545,000원(월평균 45,417원)의 효과가 발생하고, 강은나 외(2017)은 848,749원(월평균 70,729원)의 절감효과를 제시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업참여에 따른 의료비 절감효과가 커지는 경향성이 보임. 다만, 각 연구에서 활용한 분석대상 및 방법에 차이가 있으므로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
참고문헌
강은나, 백혜연, 김영선, 오인근, 배혜원 (2017). 노인 일자리 정책효과 분석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문정(2021).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의 사회적 가치와 성과진단. KORDI ISSUE PAPER 2021-2.
김문정, 김진, 백혜연, 김가원, 박병현, 성경하 (2022). 2021 노인일자리 정책효과 분석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이석원, 김미곤, 모선희, 윤홍식, 임재영, 이현미, 정연백 (2009).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사회경제적 효과분석(건강증진 효과 및 의료비 절감효과 분석을 중심으로)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이석원, 이윤석, 허수정, 정연백, 신재은, 박하나, 김두리 (2014). 노인일자리 참가자의 보건의료 효과분석 연구.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이소정, 정홍원, 최혜지, 배지영, 박경하. 윤남희, 안세아, 정은지 (2011). 노인 일자리 사업 정책효과 평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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