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케어 노인이 독거노인 등 요보호 어르신 대상으로 말벗, 일상생활 지원, 외부활동 지원, 생활상태 점검을 통해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단
이번 ‘고령사회의 삶과 일’ 발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2021년 창간호 이후 20번째 발간이 되었으며, 노인일자리사업 전담기관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동안 ‘우리동네 노인일자리’에서는 주로 새롭게 추진되는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해 알아보았으나, 이번 호에서는 발간 20호, 설립 20주년의 의미를 살려 오래전부터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 노인일자리사업을 알아보았다.
여러 노인일자리 분야 중 특히 ‘노노켸어’사업은 노인일자리사업 추진 이듬해인 2005년 ‘노인간병사업’으로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돌봄영역 노인일자리사업 중 하나이다.
‘노노케어’사업(노인공익활동)으로 올해 전국적으로 5만 5천 명 이상 참여하고 있다. 동년배 노인이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말벗 등 정서적 지원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참여노인에게는 보충적 소득 지원, 사회활동에 따른 건강 증진 및 의료비 절감 등 노인복지 모델로서 효과가 있는 사업이다.
주된 활동으로는 노인일자리 참여노인이 취약노인* 가정을 방문하여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인 안부확인, 말벗 등 생활안전 점검 등을 수행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가구 수는 2,272만 8,163가구로 전년보다 약 35만 가구가 증가했는데, 특히 1인 가구는 전체의 약 35%인 783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독거노인 가구는 약 214만 가구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1인 가구의 27.3%에 해당한다. 향후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독거노인 가구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기대수명이 꾸준히 늘어나는 고령화 심화와 더불어 우리의 생활양식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문화로 바뀌어가는 상황에 고령층의 복지 사각지대에 관한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외로움을 겪는 노인들이 늘면서 이들에 대한 안부 확인, 말벗 등 돌봄서비스를 지원하는 노노케어 사업단의 담당자와 참여자를 경기도 고양시니어클럽에서 만나보았다. 독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수행기관과 참여자 대상 인터뷰 방식으로 지면에 담아보았다.
취약노인* 독거노인·부부노인·조손가구, 경증 치매노인 등 취약노인 중 연령, 경제상태, 건강 등 연중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순서대로 지원하는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유사 재가서비스 대상 노인은 서비스 대상자 선정 우선순위에서 제외 가능
Q. 노노케어 사업단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 최준혁 사회복지사 고양시니어클럽은 2007년에 지정 승인을 받아 2008년부터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데요. 다양한 노인일자리사업을 추진해 온 가운데, 특히 노노케어는 2012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사업입니다.
지역 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찾아가 말벗, 간단한 일상생활 지원 등을 제공하여 건강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계신가요?
• 최준혁 사회복지사 현재 71분이 참여 중이신데요. 남성 참여자들은 네 분만 계시니 여성 참여자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주로 생활비나 용돈 보탬을 희망하여 참여 중이시나, 배우자 사별 또는 여러 사정으로 가정에 홀로 계신 분들이 적적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참여하기도 하십니다. 가정주부로 지내셨던 어르신들이 상당수라 노노케어 활동에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고요.
Q. 노노케어 참여자들은 서비스 대상자 가정에서 주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나요?
• 최준혁 사회복지사 참여자들은 서비스 대상 어르신 댁에 방문하여 안부나 말벗과 더불어 간단한 일상생활 지원(간단한 정리정돈, 청소, 식사 및 약 복용 도움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대부분 2인1조로 서비스 대상자와 연결을 해드리고 있는데요. 간혹 1명만 집에 오길 바라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런 경우에는 1명의 참여자만 매칭하고 있습니다.
• 이길녀 참여자 담당자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서비스 대상자분이 혼자 계시니까 전화로 안부도 자주 묻고 복지관에 같이 다니기도 하면서 외출도 동행하고 있어요. 김치도 만들면 나눠 먹고, 한달에 한 번씩 같이 식사도 나가서 하기도 하고요.
Q. 노인일자리가 무척 다양한데 어떤 계기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 이길녀 참여자 저는 빌딩에서 매장 운영을 오래 했는데요. 남편이 알츠하이머가 와서 간병을 하다 저도 건강이 안 좋아져 심장수술도 하면서 일을 쉬게 되었어요. 노인일자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긴 했지만 참여자격이 안되서 그런지 잘 안돼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몇 해 전부터 노노케어 사업에 뽑혀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학교 앞에서 교통지도 활동도 해볼까 하다가 노노케어가 잘 맞아 쭉 하고 있는 거죠.
Q. 이 사업을 담당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 좋았던 점 등이 궁금합니다.
• 최준혁 사회복지사 노노케어 사업을 담당하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은 두 가지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참여자와 서비스 대상자분들이 연결된 후 모니터링이나 상담에서 ‘내년에도 꼭 이 분과 함께하고 싶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입니다. 제가 직접 연결해 드리진 않았지만 이런 피드백을 받으니 노노케어가 어르신들께 있어 사회적 교류망 형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그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는, 처음에는 서로 낯설었던 두 어르신 사이에 새로운 다리를 놓아드렸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며 정기적으로 소통하게 된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사람을 연결하는 것 이상인 황혼기의 친구들을 만들어 드려 의미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 이길녀 참여자 제 서비스 대상자는 87세이신데 저희 집이랑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김치도 하면 조금씩 나눠먹고, 한달에 한 번씩 25,000원 정도 외식도 같이 하고, 마치 언니 같아요. 저도 혼자고, 언니도 혼자니까 노인복지관에도 같이 배우러 다니기도 하고 주중에 노인일자리와 노인복지관 활동이 제 삶을 꽉 차게 만들어주죠.
Q. 노노케어에 참여하거나 사업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었을 텐데요.
• 이길녀 참여자 어렵다기보다는 안타까운 점은 있어요.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서 서비스 대상자분들이 감기에 심하게 걸리면 저도 걸린다고 집에 오지 못하게 해서 전화로만 안부를 묻는 그 며칠 동안 걱정되고 안타깝고 그랬어요.
• 최준혁 사회복지사 노노케어 사업을 담당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참여자분들의 중도 포기와 그로 인한 새로운 서비스 대상자와 참여자 간 연결 과정입니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이다보니 건강 문제나 개인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단순히 대체 인원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대상자 상황, 거주지, 성격, 활동 시간과 같은 희망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연결해야 하다 보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와 서비스 대상자 간에 활동 방식이나 기대치 차이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최근에도 서비스 이용자분의 개인 사정으로 중지해서 참여자분께 서비스 대상자를 다시 배치해드려야 하는데, 이 참여자의 특정 조건들로 다른 대상자를 연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간 활동이다 보니 세심히 고려할 사항들이 있는 거죠.
Q. 향후 사업 추진을 할 기관들에게 운영 노하우를 알려 주신다면요.
• 최준혁 사회복지사 노노케어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수혜자 모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노인일자리 참여 희망자는 다양한 경로 등을 통해 정보를 접하고 직접 사업단을 찾아 신청하시곤 하지만, 정작 이 서비스를 신청하는 어르신들은 많지 않거든요.
또 낯선 사람들이 집에 찾아오는 것도 꺼리시는 분들도 많고요.
이럴 때 지역 내 문화 활동 모임이나 교회 등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어르신들끼리는 서로의 생활 상황을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발굴하기 어려운 대상자까지도 자연스럽게 파악,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단 내에서 이렇게 사회 참여에 적극적인 어르신들을 파악한 후 그분들을 통해 노노케어 서비스 필요 어르신을 파악하여 노노케어 참여자를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기관에 다양한 노인일자리사업이 많이 운영되는데, 노노케어 사업에 적합한 분들은 어떤 분일까요?
• 최준혁 사회복지사 일반적인 공익활동들이 지역사회 환경이나 아동·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반면, 노노케어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직접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어르신이 취약 어르신을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드리며, 생활 안전을 점검, 보조하는 활동을 통해 정서적 지지와 사회적 안전망을 동시에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비교적 활동 강도가 낮고, 참여자와 서비스 대상자 모두 노인이라는 점에서 참여에 있어 거부감이 적고 이중적인 복지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다른 일자리와 구별되는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길녀 참여자 제가 생각할 때 봉사정신도 어느 정도 있고 자기 시간도 있으면서 친구도 많지 않은 분들이면 괜찮을 것 같아요. 노노케어를 통해 자기 시간도 잘 보낼 수 있고, 새로운 인연도 만들 수 있거든요.
Q. 노인일자리 참여하면서 어떤 점이 좋으실까요? 가족 등 주변 반응이 궁금합니다.
“나에게 노인일자리는‘제2의 인생, 활기찬 청춘’이라 할 수 있어요”
이길녀 참여자는 탁구, 포켓볼, 댄스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며 노년을 활기차게 보내고 계셨는데 이 모든 것들을 60살 넘어 복지관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란다. 젊었을 때보다 노인일자리와 노인복지관을 통해 풍성한 노후의 삶을 보내고 있는 ‘지금이 제일 좋다‘라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 이길녀 참여자 노인일자리를 통해 용돈도 벌고, ‘나는 돈도 버는 사람이다~’라며 자존감도 높아지고 소속감도 생겨서 정말 좋아요. 딸이 제가 집에 있으면 ‘무슨 일이야?’ 하고 그래요.
Q. 이 사업 외 참여하고 싶으신 다른 노인일자리가 있으신가요?
• 이길녀 참여자 현재 일자리 외에 다른 노인일자리는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요. 제 상황에서 지금 이 일자리가 좋습니다.
Q. 2024년에 노인일자리사업이 시행된 지 벌써 20년이 넘었고, 올해에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설립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하고 싶은 말씀이나 노인일자리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 최준혁 사회복지사 노인일자리는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 어르신들의 삶의 활력과 의미를 되찾아드리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저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노인일자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주저하지 말고 꼭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주변에도 많은 홍보 부탁드립니다. 생각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노인일자리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노노케어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정말 괜찮은 내용의 사업단들이 운영 중이니 참여하시면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이길녀 참여자 우리 나라 살기 참 좋습니다. 노인일자리가 참 많고 다양한데 나라에. 사회에 보탬이 되는 노인일자리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고양시니어클럽은 현재 47개 사업단, 2,000여명의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있다. 매년 고령화율은 높아지면서 하나의 수행기관이 추진해야 하는 사업량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참여자도 서비스 대상자의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에 노노케어 사업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노노케어 사업 참여노인 352명, 서비스 대상 노인 3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계속해서 이용을 희망하는 비율이 ‘노노케어’ 참여자, 서비스 대상 노인 모두 90%이상 높은 비중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2년 17.5%로 1970년(3.1%) 대비 6배 이상 증가하였고, 2070년이 되면 46.6%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한다(통계청, 2022).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향후 노인돌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이는 ‘노노케어’ 사업 참여자, 서비스 대상자의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길녀 참여자가 말한 것처럼 노노케어를 통해 참여자 자신도 활동을 함으로써 건강과 자존감도 올라가며 서비스 이용자와의 인간관계로 인해 상호돌봄의 가치를 갖는 노노케어사업,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묵묵히 일조하고 있는 노인일자리로서 더욱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참고문헌
• 김가원 외. (2022). 초고령사회 돌봄영역 노인일자리사업 고도화 방안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통계청. (2022).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2022.9.5., 보도자료.
• 디멘시아 뉴스(치매 공감 전문 언론 dementianews). 202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