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7호 노인일자리 생산품

고향 부모님의 정성어린 마음으로 생산한 표고버섯, “우리표고”

권효준 문경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
#우리표고 #문경 #시니어클럽
“우리표고” 사업단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2014년에 우리표고사업을 만들고자 하였을 당시만 해도 인구 7만 5천의 문경에서 할 수 있는 시장형 사업단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오미자를 대체할 특산물로 표고버섯이 문경시의 시책사업으로 대두되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원목이 아닌 표고버섯 톱밥 배지에서 버섯을 생산하여 원목에 비해 노동 강도가 낮으며, 연 초에 배지를 입상하면 그 뒤로부터 겨울이 오기 전까지 계속 버섯이 생산 가능하므로 수익이 바로 발생한다는 점도 노인일자리로 추진하기에 적합했습니다.
또한 지역에 표고버섯 협동조합이 있어 판매가 어려운 버섯을 대량으로 납품할 곳도 있었기에 판로확보도 가능하다는 점이 표고버섯을 추진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우리표고”라는 이름은 어르신들의 사업참여도를 높이고 주인의식을 강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들이(어르신) 생산하는 표고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우리표고”라는 사업단 명칭을 짓게 되었습니다.
“우리표고” 사업단의 생산품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경 지역 표고버섯은 맛과 향이 좋고 특유의 쫄깃한 식감으로 인해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며 건강에도 좋아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습니다. “우리표고”에서 생산되는 표고버섯은 특히 생산지 주변에 공장, 도로 등이 없어 깨끗한 환경에서 재배하며,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문경시니어클럽 내에서 직접 판매하므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표고버섯은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어르신들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참여어르신은 총 10명이며, 평균 주 3일, 하루 3시간 정도 근무를 하십니다. 이렇게 근무하시면 한 달에 30시간에서 59시간 근무하시게 되는데 급여는 25만원에서 55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우리표고”에서 생산하는 버섯 구매를 통해 노인일자리 및 복지 발전에 도움을 주는 착한 소비가 가능하므로,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구매하고 있습니다.
“우리표고”는 어떻게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나요? 판로개척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우리표고”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 표고버섯을 재배하여 시장에 내어 놓았을 때 표고버섯 자체를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다행히도 문경시를 대표하는 특산물로 각광을 받게 되며서 지역에서도 표고버섯이 성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표고버섯을 가정에서도 드시지만 명절(추석) 선물용으로 찾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소비자 욕구에 맞추어 표고버섯 선물박스를 제작하여 선물용 표고를 판매하였습니다. 또한 건조 과정을 거쳐 건표고 버섯으로도 만들어 판매하였습니다. 일반용, 선물용 두 가지로 나누어 판매하여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문경시니어클럽의 동네점빵 사업장을 매개로 지역민과 참여어르신을 대상으로 표고버섯을 판매하고, 지역의 소규모 행사 및 축제 등에서도 표고버섯을 판매하였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상품구성과 판매처를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문경시니어클럽 우리표고버섯이 홍보되고 지역에 정착되었습니다. 사업개시 이후로 9년차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버섯이 언제 나오냐는 문의가 오고 버섯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미리 예약을 하는 분들도 생겨났습니다. 젊은 고객들의 유입을 위해 표고버섯의 입상과 재배과정, 어르신들이 땀흘려 일하시는 모습을 기관 sns에 업로드 하였습니다. sns를 보시고 시니어클럽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일부러 찾아주시는 고객도 생겼습니다.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하루는 표고버섯의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천적인 민달팽이가 하우스에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농약을 치지 않고 물, 바람, 햇볕으로 재배하는 버섯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버섯의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고 배지의 상태도 나빠질 수밖에 없어 골칫거리로 여겨집니다. 민달팽이를 없애기 위해 주변 버섯 농가에 자문을 구해 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어르신들과 상의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어르신들께서 민달팽이가 상추를 더 좋아한다며 어르신 댁에서 재배한 상추를 한 바구니 따오셔서 바닥에 깔아 놓기도 했고, 민달팽이가 목초액을 싫어한다고 하여 목초액을 구해 오셔서 하우스 주변에 뿌려보기도 하고, 또 어떤 어르신은 민달팽이가 은행을 싫어한다며 은행 삶은 물을 뿌려보기도 또 소금물을 뿌려보기도 하셨습니다. 일시적으로 민달팽이 숫자가 적어 졌지만 민달팽이와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어르신들의 표고사업에 대한 열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80세가 넘은 참여자분도 계셔서 과연 하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운영해보니 우려와는 다르게 힘든 일을 하기 때문에 마음이 즐겁고 웃으며 일해야 한다며 어르신들께서 오히려 저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제가 현장에 못가는 날에는 메신저를 통해 현장상황을 알려주시거나 단톡방을 만들어 작업 상황을 서로 공유하고 일정을 변경하기도 하는 모습에 새삼 놀랐습니다.
참여 어르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몇 년 전 배우자와 사별하시고 우울감에 빠져 외출도 거의 하지 않으시던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주변 이웃들이 걱정이 되어 무엇이라도 해보라고, 시니어클럽에 가볼 것을 추천하셔서 “우리표고”에 근무하시게 된지 5년이 되어 가십니다. 그 어르신께서는 표고버섯을 재배하면서 사별의 아픔을 잊을 수 있었고, 버섯이 자랄 때 마다 마음이 충만해짐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있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버섯의 매력에 빠지면서 삶의 활기도 생기고, 갈 곳이 있다는 것에 우울증도 절로 낫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젊은 시절 자동차 정비업을 하셨는데, 나이가 들고 더 이상 찾아주는 곳이 없어 동네 사람들의 농기계 정비나 수리 일을 무상으로 해주는 것을 낙으로 지내고 계셨습니다. “우리표고”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표고버섯 재배도 물론 재미있고 보람찬 일이지만, 쓸모없다고 여겼던 젊은 시절의 능력을 발휘해 동력분무기 수리, 스프링클러 모터수리, 비닐하우스 롤러 수리 등 고장 나거나 노후화된 시설을 고치는 일을 하셨습니다. 수리공을 부르면 사업비가 나가게 되는데 그 비용을 아끼게 되어 뿌듯해 하셨습니다.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 나를 필요로 하는 곳, 내가 일 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자부심에 삶의 활력을 느낀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 담당자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가 처음 문경시니어클럽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는 어르신을 위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어떻게 도와드릴까 하는 포부가 컸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들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오히려 어르신들의 삶의 경험, 지혜, 노하우를 배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말씀을 들을 때면, 제 스스로가 자만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르신들 도와드린다는 생각이 아닌, 어르신과 함께 방향을 정하고 함께 추진해 나가는 것이 노인일자리사업의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이가 많을 뿐, 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젊은 시절 그대로인데 몸만 늙어버려서 사회가 더 이상 찾아 주지 않는다며... 우리들을 일할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더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권효준
문경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
목록

연관게시물

통권 제16호노인일자리 생산품

천사랑

통권 제16호동향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에 따른 노인일자리 현장의 대응방향

통권 제15호우리동네 노인일자리

치안수준은 올리고(↑), 불안은 낮추는(↓)
시니어 치안 지킴이 사업단!

통권 제15호이슈

노인일자리사업의 패러다임
유연한 근로시간과 체계적 시스템으로 다양한 노인일자리 확대

통권 제15호동향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사업의 추진방향과 지역사회 순기능

공유하기

카카오톡 카카오톡 라인 라인 밴드 밴드 네이버 네이버 페이스북 페이스북 트위터 X URL복사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