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들어가며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상태 및 건강행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황을 반영하 듯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건강수명은 73세로 OECD 회원국 중 3위로 높은 수준이다. 건강기능상태가 향상되면서 활동적 노년을 누릴 기회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건강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강은나 외, 2024).
WHO에서 발표한 ‘World report on aging and health(2015)’에서는 건강노화(Healthy Aging)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WHO는 건강노화를 고령자의 웰빙(well-being)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적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과정으로 건강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적역량(신체적, 정신적 능력)과 각 개인이 가진 유전적 소인과 건강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였다. 또한, 기능적 능력은 개인의 신체적, 인지적 역량과 개인이 속한 물리적/사회적 환경, 그리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에 따라 다양한 맥락 속에서 결정된다고 밝히고 있다(WHO, 2015; 홍선미, 2023). 여기서는 WHO의 건강노화 개념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노인의 건강노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경제활동이나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여부에 따라 참여노인과 미참여노인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상태와 심리정서적 건강상태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2.분석방법
우리나라 노인의 건강노화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2023 노인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건강노화 정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노인실태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65세 이상 노인을 둘러싼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데이터이며, 경제활동을 포함한 노인일자리 참여 여부를 포함하고 있어 이번 분석에 가장 적합한 자료이다.
건강노화 개념을 토대로 ❶신체적 기능, ❷인지적 기능, ❸심리/정서적 건강상태를 중심으로 노인일자리 참여여부별 차이를 비교분석하였다. 신체적 기능은 일상생활수행능력을 측정하는 ADL(Activity of daily living) 7개 평가항목과 IADL 10개 평가항목을 활용하였다. ADL, IADL 모두 1개라도 부분도움 이상의 기능제한이 있는 경우를 ‘기능제한 있음’으로 구분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를 ‘기능제한 없음’으로 구분한다.
인지적 기능은 치매선별용 한국어판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2)(표준형)1) 지표를 활용하였다. K-MMSE~2 표준형은 0~30점의 범위를 가지며 연령과 교육수준에 따라 보정된 변환 점수(T 점수)를 기준으로 24점 이상이면 정상인지자, 18~23점 사이는 치매가 의심되는 경증 인지저하자, 17점 이하는 중증도 인지저하자로 판정한다.
심리/정서적 건강상태는 단축형 노인우울척도(SGDS) 지수를 활용하였다. 단축형 노인우울척도는 15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점(15점)을 기준으로 8~15점에 해당할 경우 우울증상이 있는 것으로 분류한다.
〈표 1〉 노인의 건강상태 비교 분석을 위한 변수 설명
3.주요결과
1) 신체적 기능상태
(1) 일상생활수행능력(Activity of daily living: ADL)
일상생활수행능력(ADL) 측정지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체 노인의 완전 자립 비율은 91.3%이며, 1개 도움 필요는 4.3%, 2개 도움 필요는 1.7%, 3개 0.7%, 4개 0.6%, 5개 0.5%, 6개 0.2%, 7개 모두 도움이 필요한 비율은 0.8%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신체적 자립도는 감소하여 85세 이상 연령대의 경우,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과 일상생활수행능력까지 제한 있는 비율이 20%를 초과하며, 90세 이상 노인의 44.3%는 ADL 제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강은나 외, 2024).
경제활동 참여자의 경우 ADL 기준 도움이 전혀 필요치 않은 완전자립 비중이 98.8%로 전체 노인에 비해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경제활동 미참여자의 경우 완전자립 비중은 86.8%로 전체노인 및 경제활동 참여자 대비 완전자립 비중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활동 참여자 중, 노인일자리 참여노인의 경우 완전자립 비중은 97.2%로 전체 노인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나, 여타 경제활동 참여노인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준(1.6%p 낮음)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수치적 결과는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 약 2~3%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부분적 도움이 필요함을 나타낸다. 노인일자리사업 특성상, 80세 이상 후기노인 참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ADL 완전자립 비중이 감소한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노인의 경우, 참여하고 있는 사업 유형별로도 완전자립 비율에 차이가 있다. 시장형사업단의 경우 참여노인의 100.0%가 완전자립한 것으로 나타나고 취창업형이 98.9%, 공익활동이 97.1%, 사회서비스형이 94.8%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적 결과를 통해 민간형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신체적 기능상태가 공공형 노인일자리 참여자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공익활동과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참여자 중 완전자립이 가능한 참여노인을 제외한 5% 정도는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1개 또는 2개 정도의 부분적인 기능제한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 1〉 경제활동 참여여부별 노인의 신체적 기능상태 비교(ADL, IADL)
(2)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Instrumental Activity of daily living:IADL)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IADL) 측정지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체 노인의 완전자립 가능한 비중은 81.4%이다. 경제활동 참여자의 경우 91.5%. 미참여자의 경우 75.0%로 경제활동 참여자의 IADL이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활동 참여자 중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완전자립 가능한 비중은 85.6%로 전체노인과 경제활동 미참여노인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나 전체 노인일자리 참여노인보다는 5.9%p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노인일자리 사업유형별로 살펴보면 공익활동 참여자의 완전자립 비중은 84.7%, 사회서비스형은 80.1%, 시장형은 93.6%, 취창업형은 96.9%로 나타난다. 이러한 수치적 결과는 일상생활수행능력(ADL)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난다. 민간형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경우, ADL과 IADL 모두 전체 경제활동 참여노인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한편 공익활동 및 사회서비스형 참여노인의 경우 ADL, IADL 모두 다소 낮은 수준으로 일상생활수행에 있어서 부분적인 어려움이 있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2) 인지적 기능 (Korean–Mini-MentalState Examination, 2nd Edition: K-MMSE~2)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 2판(K-MMSE~2)을 기준으로 노인의 인지적 기능상태를 살펴보면 전체 노인의 K-MMSE~2 원점수 평균은 24.6점(연령과 교육수준을 반영한 T점수 평균은 42.7점)이며, 이 중 18~23점 사이의 인지저하자(경증) 비율은 24.6%로 나타난다(강은나 외, 2024).
경제활동 참여노인의 K-MMSE~2 원점수는 25.6점이며 경증인지저하자(18~23점) 비중은 21.4%로 나타났다. 경제활동 미참여자는 평균 24.0점이며, 경증인지저하자 비중은 23.6%로 나타나 경제활동 참여자의 인지적 기능상태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활동 참여자 중,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원점수는 평균은 23.7점이며, 인지저하자 비중은 33.8%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적 결과는 전체노인과 전체 경제활동 참여노인 대비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인지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나타낸다. 전반적으로 65~69세의 인지저하 비율은 22.7%이지만 80세 이상 후기노인의 경우 인지저하자 비율이 30%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강은나 외, 2024), 노인일자리 특성상 70대 이상의 후기노인이 상당수 참여한다는 현황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유형별로 살펴보면, 원점수 평균점수가 높은 사업유형은 사회서비스형으로 26.0점이며 시장형사업단 (25.0점), 취창업형(23.9점), 공익활동(23.4점) 순으로 나타난다. 경도인지저하자 비중이 높은 사업은 공익활동(35.6%)이며, 이어서 취창업형(33.0%), 시장형(19.2%), 사회서비스형(12.4%)순으로 나타난다.
〈그림 2〉 경제활동 참여여부별 노인의 인지적 기능상태(K-MMSE~2) 비교
3) 심리/정서적 건강상태 (Short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 SGDS)
단축형 노인우울척도(SGDS)를 기준으로 8점 이상이면 우울증상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전체 노인 중 우울증상을 측정한 결과 우울증상이 있는 노인은 11.3%로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우울증상이 있는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60대의 노인 중 우울증상이 있는 비율은 6.7%이지만 80대 후반의 경우 20% 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활동 참여자의 경우,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는 비중이 4.9%, 경제활동 미참여자의 경우 15.1%로 경제활동 참여자의 우울감이 2배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경제활동 참여자 중,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경우 우울증상을 지니는 비중이 9.2%로 나타나는데 전체 경제활동 참여자와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노인일자리사업 유형별로는 시장형사업단 참여자 중 우울증상이 있는 노인 비중이 13.1%로 가장 높고 공익 활동(9.8%), 취창업형(2.7%)으로 사업유형별 격차가 상당히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경제활동 참여여부별 심리정서적 건강상태 비교 (SGDS)
4. 나가며
2023년 노인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하여 노인의 건강상태를 살펴보았다. 특히 경제활동이나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여부에 따라 참여노인과 미참여노인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상태와 심리정서적 건강상태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여부별 신체적 기능, 인지적 기능, 심리/정서적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경제활동에 참여한 노인의 건강상태가 경제활동 미참여노인에 비해 양호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초적인 수준의 일상생활수행능력(ADL)과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IADL)이 스스로 가능한 완전자립한 노인의 비중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인지적 기능 상태에서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에 기능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이 참여하지 않는 노인에 비해 신체적, 인지적으로 건강한 상태임을 나타낸다. 건강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인지,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건강해진 건지에 대한 논의는 추가 분석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경우 사업유형별로 참여노인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에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상태는 전체 노인이나 경제활동 미참여자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여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노인일자리 특성상, 80대 이상 후기노인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신체적, 인지적 기능상태가 낮을 수 있겠으나 일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 상태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단축형 노인우울척도를 활용하여 심리적, 정서적 건강상태를 살펴본 결과,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의 경우 우울증상이 있는 노인 비중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경제활동 참여자에 비해서는 우울수준이 높지만 참여하고 있는 사업유형마다 격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본 분석결과만으로 경제활동 또는 노인일자리사업유형이 노인의 우울감 해소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거나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의 경우 경제활동 미참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울감을 적게 느낀다고 볼 수 있다.
건강노화 개념에 비추어 볼 때, 신체적, 인지적 기능상태와 심리/정서적 건강상태는 개인을 둘러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노년기 경제활동(노인일자리를 포함한) 참여가 건강상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후속연구를 통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1) 노인의 인지기능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는 2008년과 2011년에는 MMSE-KC,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치매 관리 정책과의 정합성 제고를 위해 치매조기검진, 치매유병률조사 등에 활용하고 있는 MMSE-DS9를 사용하여 노인의 인지기능을 파악하였다. 그러나 MMSE 활용의 유료화에 따라 2023년 조사에서는 ㈜인싸이트10을 통해 K-MMSE~2(표준형, Blue Form)를 조사 대상자 수대로 구입하여 조사에 활용하였다. 2020년(MMSE-DS)과 2023년(K-MMSE~2)의 인지기능 측정도구가 달라 직접 비교에 주의가 필요하다(강은나 외, 2024).
참고문헌
• 홍선미.(2023). 성공적인 건강노화를 위한 노인대상 지역사회 통합돌봄서비스 전달체계의 과제. 국회입법조사처.
• 강은나, 김세진, 이선희, 이수민. (2024). 천만노인시대 대비 정책연구. 국민통합위원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강은나 외. (2024). 2023 노인실태조사.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