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8호 통계리뷰

완결출산율 지표를 토대로 분석한 우리나라의 출산율

손호성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부교수
#저출산고령화 #합계출산율 #완결출산율
서론
“더 가팔라진 인구절벽”, “출산율 하락 예상보다 빨라서 인구감소 시점 앞당겨질 듯”과 같은 언론 문구를 통해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으로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한국의 ‘인구감소’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여러 권위 있는 인구학 관련 논문을 읽어 보면 이러한 출산율 하락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인구 고령화와 맞물릴 때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두 현상이 함께 발생하면 정부의 재정에 매우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구가 고령화되면 연금 수급자와 수급 기간은 증가하게 되므로 연금 고갈 시기가 앞당겨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젊은 세대가 부담해야 할 연금 납부액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미래 세대의 구매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은 자명하다.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6% 수준에 달하였고,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약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넘게 되면 UN 기준으로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현재 세계에서 초고령사회로 분류된 국가는 일본을 포함하여 23개 국가밖에 되지 않는다. 초고령사회가 되면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여파가 발생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노년 부양비의 증가이다.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2067년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약 1,784만 명, 그리고 고령인구는 1,82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계되었다. 즉 생산인구 한 명당 노년층 한 명을 책임져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런 악몽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서 각계각층이 우려하며 여러 논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러한 논의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실제로 지나치게 낮고 이렇게 낮은 출산율이 앞으로 제고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만 타당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근거로 주로 활용되는 지표가 바로 합계출산율이다. 하지만 『고령사회와 삶과 일』 제7호에서 제기한 바와 같이, 출산 시점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합계출산율 지표를 토대로는 출산율과 관련해서 타당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본 호에서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합계출산율이 아닌 완결출산율 지표를 토대로 출산율 분석이 이루어져야 함을 보이고, 완결출산율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합계출산율이 가리키는 것만큼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고자 한다.
"출산 시점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합계출산율 지표를 토대로는
출산율과 관련해서
타당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완결출산율 지표의 의미
완결출산율(Completed fertility rate)이 의미하는 것은 출산행위가 종료되었다고 여겨지는 시점에 조사한 평균 총출산 자녀 수이다. 이러한 완결출산율은 여성 코호트별로 추정하게 된다. 출산행위가 종료되었다고 간주하는 시점은 시대나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학계에서는 45세 혹은 50세를 종료 시점으로 많이 활용한다. 그 이유는 45세 시점 이후에 출산하는 여성의 비율이 실제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2020년 시점의 45~49세 출산율은 0.2%에 불과하다. 완결출산율 지표는 여성이 실제로 출산한 자녀 수로 출산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 출산행태를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출산행위가 종료된 여성에 대해서만 출산율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통계 생산이 늦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합계출산율을 토대로는 출산율을 타당하게 파악할 수 없으므로 완결출산율 지표를 토대로 출산율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시점의
40~44세 여성의 출산율은
약 7%이기 때문에 1971~1975년 코호트의
실제 완결출산율은 본 호에서 제시한 결과에
비해 더 높은 수준으로 도출될 것이다. "
완결출산율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완결출산율을 추정하기 위해 필자가 활용한 자료는 약 1,000만 명의 표본으로 구축된 2015년 센서스 마이크로 빅데이터다. 이러한 센서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의 장점은 우선 무작위 표본이기 때문에 표본이 모집단을 매우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표본 수가 매우 크기 때문에 완결출산율을 신뢰성 높게 추정할 수 있다. 반면 2015년 센서스 자료를 활용하게 되면 출산행위 종료 시점을 45세로 상정했을 때 1970년 코호트까지의 완결출산율만 분석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본 호에서는 좀 더 최근 코호트의 출산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출산행위 종료 시점을 40세로 가정하고 1975년 코호트까지의 완결출산율을 분석하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시점의 40~44세 여성의 출산율은 약 7%이기 때문에 1971~1975년 코호트의 실제 완결출산율은 본 호에서 제시한 결과에 비해 더 높은 수준으로 도출될 것이다.
〈그림 1〉 코호트별 완결출산율
〈그림 1〉에 제시된 것이 여성 코호트별로 완결출산율을 추정한 결과이다. 그림을 보면 완결출산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특히 1955년생 이후부터는 완결출산율이 인구대체출산율인 2.05명을 밑돌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 코호트인 1975년생의 완결출산율은 약 1.6명 정도로 추정된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완결출산율이 인구대체출산율을 밑돌기 시작하고부터는 완결출산율이 하락하는 폭이 완만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완만한 추세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1980년 코호트의 완결출산율은 약 1.55명 수준으로 추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완결출산율이 예전에 비해 감소한 것은 맞지만 합계출산율이 가리키는 것(1.0명 수준)만큼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 완결출산율 vs. 합계출산율
"합계출산율 지표를 토대로는
우리나라의 출산율과 관련해서
타당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합계출산율이 실제 출산율을 잘 반영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실제 과거 자료를 토대로 코호트별 완결출산율과 합계출산율 간의 차이가 어느 정도 나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그림 2〉에 제시하였다. 특정 연도의 합계출산율과 비교할 수 있는 코호트 완결출산율은 일반적으로 그 연도의 평균 출산연령에 해당하는 코호트로 선정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도 그렇게 하였다. 결과를 보면 최근 코호트일수록 완결출산율과 합계출산율 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합계출산율이 실제 출산율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합계출산율 지표를 토대로는 우리나라의 출산율과 관련해서 타당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완결출산율 분해를 통한 출산율 하락의 원인 분석
앞의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의 실제 출산율은 합계출산율이 가리키는 것만큼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산율이 높은 수준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완결출산율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판단해보면 약 1.5~1.6명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정책적으로 지금의 출산율 수준보다 더 높은 출산율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완결출산율이 약 1.6명 수준으로 감소한 원인을 식별해야 한다. 출산율이 하락한 원인을 식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완결출산율 식을 분해함으로써 한 가지 유의미한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코호트별 완결출산율 식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분해를 할 수 있다.
위 식에서 아래첨자는 코호트 연도를 의미한다. 식의 마지막 부분에 제시된 두 개의 분수를 보면, 첫 번째 분수식의 분자와 두 번째 분수식의 분모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두 개의 분수식을 곱한 것이 완결출산율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분해식에서 첫 번째 분수식은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낸다. 두 번째 분수식은 출산을 경험한 여성이 출산하는 자녀 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리킨다. 즉 완결출산율을 이렇게 두 부분으로 분해를 해보면 우리나라의 완결출산율이 1.6명 수준으로 감소한 이유가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이 줄어서인지(첫 번째 분수식) 혹은 출산은 하지만 출산을 하는 자녀 수가 줄어서인지(두 번째 분수식)를 알 수 있다. 실제 자료를 토대로 이 두 개의 분수식을 추정한 결과가 〈그림 3〉과 〈그림 4〉에 제시되어 있다.
<그림 3〉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완결출산율
〈그림 4〉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비율
〈그림 3〉에 제시된 결과는 위 식 마지막 부분의 두 번째 식을 자료로 추정한 결과이다. 그림에 제시된 점들이 의미하는 것은 예를 들어 1960년 코호트 중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평균적으로 아이를 두 명 출산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코호트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계속 1.9명 정도의 자녀를 출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4〉에 제시된 결과는 위 식 마지막 부분의 첫 번째 식을 자료로 추정한 결과이다. 그림에 제시된 점을 해석해보면, 예를 들어 1960년 코호트 중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비중이 약 94%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을 보면 최근 코호트일수록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의 비중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우리나라의 완결출산율이 1.6명 수준으로 감소한 이유는 출산하는 자녀 수가 줄어서이기보다는 출산 자체를 경험하는 여성의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을 알 수 있다.
결론
결론적으로 완결출산율 분석을 통해 크게 두 가지 사실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완결출산율 지표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분석해 본 결과, 우리나라의 실제 출산율은 합계출산율 지표가 가리키는 것만큼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완결출산율 지표를 분해해 본 결과, 우리나라의 완결출산율이 1.6명 수준으로 인구대체출산율에 비해 낮아진 이유는 출산하는 자녀 수가 줄어서이기보다는 출산 자체를 경험하는 여성의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렇게 출산 자체를 경험하는 여성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그러한 원인을 타겟팅(targeting)하는 정책을 집행해야 저출산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출산 자체를 경험하는 여성의 수가 감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 호에서 다루고자 한다.
손호성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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