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사업은 지난해 성인이 되었다. 올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성년식을 올리는 해이다. 2004년 2.5만 명의 어르신이 참여하면서 시작한 노인일자리가 2025년 약 110만 명으로 확대되었다. 엄청난 양적 성장이다. 국고 기준 예산은 무려 약 103배 증가하였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단순히 예산이라는 비용의 증가만으로 해석하여서는 안 된다. 예산은 노인의 삶의 질 제고라는 사업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예산과 삶의 질 제고,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노인일자리사업의 성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균형적 시각으로 그동안의 성과와 미흡한 점을 냉철하게 뒤돌아 보고 이를 내일을 위한 나침반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경제적 측면, 사회적 측면, 개인적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먼저 경제적 측면을 보자. 노인일자리사업은 투입비용에 비하여 편익이 약 1.6배를 보이는 사업으로 밝혀지고 있다(강은나 외, 2017; 김문정 외, 2021). 그리고 노인일자리사업은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률을 높임과 동시에 참여 어르신들은 연간 약 2,000억 원의 근로소득세를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내부자료). 또한 노인일자리 참여로 인한 건강 증진이 가져온 의료비 절감액(1인당 월 7만원)은 2024년 기준 약 8,329억 원에 이른다. 이는 동 액수만큼 전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사회적 측면의 효과를 살펴보자. 노인일자리사업은 참여자의 경우 참여 전 대비 상대 빈곤율을 약 10%p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박경하 외, 2021). 또한, 노인일자리사업은 참여자의 우울감을 감소시키고, 행복감을 증가시키는 등의 심리·사회적 건강을 증진시켜 자살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도 밝혀지고 있다. 더불어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새롭게 형성된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사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인일자리 참여자와 미참여자 간의 사회갈등 인식에서 참여자가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난 조사 결과(천재영 외, 2023)는 노인일자리가 사회통합을 제고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측면을 살펴보자. 노인일자리사업은 현대사회의 노인 4고(빈곤, 질병, 외로움, 역할상실)를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한 가치이다. 노인일자리를 통한 소득(2022년 월평균 37.5만원)은 가구소득(103.2만원)의 36.3%를 차지하며 노인일자리 참여에 따른 생활비 지출은 전년 대비 10.7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빈고(貧苦)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노인일자리 참여로 규칙적인 신체 활동량이 증가하여 독립적 일상생활 가능성을 높이고, 사회적 자신감을 상승시키고 스트레스 수준을 낮춰 정신건강에고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는 병고(病苦) 완화에도 기여함을 시사한다. 노인일자리는 사회적 고립 예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노인일자리사업 실태조사(2023) 결과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참여자와 비참여자의 사회적 고립 위험도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 29.7%, 비참여자 46.4%로, 노인 일자리는 사회관계망을 확장하고 관계의 질을 향상시켜 사회에서 고립될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노인일자리사업은 아쉬운 측면도 없지 않다. 노인일자리사업 중 공익형 일자리는 사회활동으로 간주되어 최저임금 미만의 활동비가 지급되고 있는데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사회활동이라는 노동 기여에도 불구하고, 노동 비기여인 기초연금보다 적다는 형평성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서비스 종사자가 행복하여야 양질의 서비스가 산출됨에도 불구하고, 노인일자리 종사자들의 임금수준은 여타의 사회복지서비스 직군보다 열악한 수준이라는 점은 개선되어야 지점들이다.
앞에서 언급한 성과는 더욱 높이고, 아쉬운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향후 과제를 ‘사업 방향성’을 중심으로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국가의 임무 중의 하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인일자리도 ‘어린이 등하교 지원’, ‘각종 시설 안전 점검’ 등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곳에 더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노인일자리가 환경적 가치, 사회적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예컨대 ‘플라스틱 재사용 사업’, ’통합돌봄 지원‘ 등과 같이 사회적 문제에 기여하는 공공성,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자리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노인일자리사업은 지역과 전통시장을 살리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예컨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창녕 ‘안리마을 재생 사업’, 군산 ‘전통시장 내 보리밥집’ 운영 등의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노인일자리+이야기가 있는 마을+1사1촌’을 연계한 모델도 개발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여 노인일자리가 기업에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는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도 필요하지만 신노년 세대의 욕구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강은나, 백혜연, 김영선, 오인근, 배혜원. (2017). 2017 노인일자리 정책효과분석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김문정, 김진, 백혜연, 김가원, 박병현, 성경하. (2021). 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정책효과 분석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박경하, 한창근, 김은하, 이성학, 박병현, 강시온. (2021). 노인일자리 참여자 가구소득 구조 및 빈곤특성 분석 연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천재영, 배재윤, 남기철, 손창균, 윤강재, 원시연, 김난주, 이주원, 최지영, 강형민, 천화진, 윤열. (2023). 2022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한국노인인력개발원.